삼성전기 비중 감소 불가피, 성수기 효과 제한적
6월 우리나라 MLCC 공장 가동률 일본과 격차

무라타의 MLCC. 사진=무라타 제공
무라타의 MLCC. 사진=무라타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일본의 무라타가 아이폰15 시리즈에 상당한 비중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한다. 이 업체는 아이폰에 넣는 MLCC를 놓고 삼성전기와 경쟁해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무라타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신형 아이폰에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양의 MLCC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무라타는 아이폰에 들어가는 MLCC의 가장 큰 공급사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부품이다.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한다. 또 부품간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아준다. MLCC는 5G 스마트폰 1대당 보통 1000개 이상이 들어간다. 1대의 스마트폰에도 수많은 MLCC 종류가 사용된다.

아이폰의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보다 많은 MLCC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아이폰15 시리즈는 하드웨어 사양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전작보다 많은 MLCC가 필요해졌다.

무라타는 MLCC 뿐 아니라 EMI필터 등을 아이폰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특히 올해 아이폰15 시리즈에서는 무라타의 MLCC 비중이 커지면서 삼성전기 MLCC 공급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애플로부터 아이폰15 시리즈에 대한 MLCC 주문을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무라타 제공
사진=무라타 제공

업계에선 삼성전기가 3분기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있지만 이 효과가 무라타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기를 포함한 우리나라 MLCC 기업의 6월 공장가동률은 약 70%다. 반면 일본업체의 MLCC 공장가동률은 85%로 올라왔다.

지난 5월 우리나라 MLCC 제조사의 공장가동률은 60%, 일본업체의 경우 80%에 근접했었다. 트렌드포스는 이에 대해 무라타가 MLCC 분야에서 선방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했다. 5월 한국의 MLCC 가동률은 중국보다 낮아져 업황 침체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삼성전기가 스마트폰 MLCC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당분간 실적 부진을 피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가 좀처럼 시장에 나타나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삼성전기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97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4%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기는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이 회사의 MLCC 시장 점유율은 25%로, 전년 동기보다 5%포인트(p) 하락했다. MLCC, 인덕터, 칩레지스터 등을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부의 평균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70%에서 올해 1분기 59%로 떨어졌다.

공급가격 하락도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삼성전기는 1분기 MLCC 평균판매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하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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