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김동선...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 오픈
쉐이크쉑 허희수 SPC부사장 등 재벌 3세 경쟁 주목

파이브가이즈 입장을 위해 줄서있는 사람들. 사진= 홍정표 기자.
파이브가이즈 입장을 위해 줄서있는 사람들. 사진= 홍정표 기자.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 버거가 26일 드디어 강남에 1호점을 오픈했다.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인앤아웃'과 더불어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중 하나로 불린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브랜드 론칭 검토부터 계약 체결·현장 실습 등을 하며 총괄한 만큼, 파이브가이즈의 안착이 김 본부장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날 파이브가이즈 매장 앞은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전 11시가 오픈시간이지만, 일부 고객들은 전날 밤부터 줄을 서며 오픈 전까지 700명 이상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장맛비에 후덥지근한 날씨까지 더해지자 매장에서는 줄을 선 고객들에게 부채와 생수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전날 밤 11시부터 줄을 서 1호 고객이 된 윤모씨는 "외국에서 파이브가이즈를 처음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며 "국내에 매장이 생긴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198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파이브가이즈는 매장에서 수작업으로 만드는 패티, 주 5회 신선하게 구워 배송되는 빵, 생감자를 직접 썰어 100% 땅콩기름으로 튀겨낸 감자튀김이 특징이다.

버거 종류는 총 8가지다. 여기에 15가지 토핑(그릴드 머쉬룸, 토마토, 할라피뇨, 볶은 양파, 양상추 등)을 조합하면 최대 25만가지의 버거를 조합해 만들 수 있다. 빵 없이 양상추로만 버거를 감싼 메뉴, 패티로만 구성된 햄버거 등의 조합도 가능하다. 토핑 추가는 무료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내 6번째다.

국내 운영권을 보유한 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 관계자는 "고객과 보행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대기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해 운영 중"이며 "이날 하루에만 1500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이브가이즈를 입장하기위해 옆 건물까지 줄서있는 사람들. 사진= 홍정표 기자
파이브가이즈를 입장하기위해 옆 건물까지 줄서있는 사람들. 사진= 홍정표 기자

매장 주변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줄이 늘어섰다. 옆 건물인 러쉬 매장을 지나 건물 뒤편 주차장까지 대기줄이 생겼다.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줄 서 있는 진귀한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 연신 촬영하기도 했다.

오픈 30분 전에는 '파이브가이즈 오픈식'이 열렸다. 오픈식에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과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 이안 로스 멕켄지 파이브가이즈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동선 전략본부장은 환영사에서 "맛과 품질은 물론 특유의 매장 분위기까지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제대로 살려 국내 고객분들께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겠다"며 "국내 파이브가이즈 매장이 미국의 맛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대표 공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프지코리아 파이브가이즈 26일 오픈 테이프 커팅식. 사진= 한화갤러리아 제공
 에프지코리아 파이브가이즈 26일 오픈 테이프 커팅식. 사진= 한화갤러리아 제공

◇ 김동선 본부장 신사업 야심작… "5년 내 15개 이상 운영 목표"

파이브가이즈는 김동선 전략본부장의 야심작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2월부터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을 총괄하면서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 모든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 특히 그룹 유통 부문을 이끌게 된 김 본부장의 첫 사업이기도 하다.

김 본부장은 홍콩 내 파이브가이즈 매장에서 진행된 현장 서비스 업무에도 직접 참석하며 파이브가이즈 론칭에 많은 공을 들였다.

갤러리아는 이번 파이브가이즈 1호점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열겠단 방침이다.

지난 22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김 본부장은 "미국 유학 시절 파이브가이즈를 처음 접하고 브랜드에 반했다. 어떤 외식 브랜드보다도 제품 철학이 확실하고 품질이 뛰어나다고 느꼈다"며 "국내 고객들께서도 이 같은 정성이 전달될 수 있도록 오리지널리티와 품질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매장 오픈으로 재벌 3세 대결 구도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 쉐이크쉑(Shake Shack)을 들여온 인물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다. 허 부사장은 2016년 7월 국내에 론칭하면서 프리미엄 햄버거 붐을 일으켰다.

1호점인 서울 강남점은 한때 세계 최고 매출을 올리기도 했으며,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0~25%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국내의 성공적인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SPC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사업운영권을 따내기도 했다. 

이로써 파이브가이즈 국내 론칭을 주도한 김동선 본부장과 허희수 부사장의 맞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건물 길 건너편에는 SPC의 '쉐이크쉑' 1호점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전혀 괘념하지 않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강남역에 있는 많은 버거를 여러 번 먹어봤다"며 "(파이브가이즈는)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이기에 다른 라이벌 경쟁 업체를 딱히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직접 드셔보시면 제가 왜 이렇게 말씀드리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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