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현영 기자] EU집행위원회(EC)가 오는 8월 초로 예정됐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2개월가량 연장키로 결정했다. 일각에선 EC와 대한항공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지만, 업계에선 '심사 발표 연기는 최종 승인 전 양측이 조율하는 시간"이라고 분석하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EC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3일 자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과 관련한 심사를 일시 중단하고 심사결과 발표를 연기했다.
애초 EC는 대한항공의 독과점 방지 시정조치 방안을 검토해 오는 8월 3일까지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항공업계는 이번 EU심사 중단으로 승인 발표가 2달가량 늦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EC와 대한항공이 서로 합의하에 기업결합 심사기한을 연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황상 대한항공이나 EC 가운데 한 곳이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실제 대한항공도 이번 심사기한 연장이 EC 측의 일방적인 요구가 아닌 합의를 통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시정조치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EC와 심사기한 연장 협의를 진행했으며 이에 따라 연장이 결정됐다"면서 "심사 연장 기간 내 EC와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EC가 요구했던 경쟁감소 방안을 다양하게 제시한 것과 관련해 EC가 검토하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유럽노선 경쟁감소를 위해 기존 노선을 국내항공사인 티웨이나 에어프레이아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EC측은 EU쪽 항공사가 들어가는 것을 원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항공업계에선 이번 심사기한 연장과 관련해 EC 측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매우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며, 의사결정도 신중하게 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특히 EC가 불승인 결정이 아닌 계속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 역시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EC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부정적이라면, 앞서 발표했던 독과점 등 우려되는 사안을 제시하고 바로 불허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은 심사 기한을 연장하면서 대한항공과 협상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승인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양한 조건들을 요구하고 검토를 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심사기한이 길어질 수록 대한항공이 협상에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C 측이 검토할 기간이 충분할 경우 구체적인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심층 조사를 통해 면밀히 판단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대한항공이 시정조치안에 대한 조율과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 이는 결국 탄력적 협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승인 가능성이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EC가 승인 여부 발표를 두달 가량 연장했지만, 반대로 EC와 대한항공의 협상은 상당 부분 진척됐을 것"이라며 "협상을 신중하게 하기 위해 심사기한을 연장한 만큼 부정적인 상황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