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프레온가스(CFCs), 플라스틱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들 물질이 지구 환경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줄 예상하지 못했다. 이산화탄소(CO2)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체 성분으로만 여겼다.    

CFCs는 인체에 무해하고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어서 에어컨과 냉장고의 냉매, 전자부품 세척제로 사용됐다. 생물이 호흡하며 자연스럽게 내뱉는 CO2는 탄소(C2)가 주성분인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나오지만 이내 대기 중에 날아가 호흡에 지장은 없다.

플라스틱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꿨다. 물을 머금어도 찢어지지 않고, 여러가지 틀과 안료를 이용해 원하는 색깔로 각종 모양의 생활도구로 변신했다. 어떤 역사가는 현재를 플라스틱 시대라고 부르며,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를 잇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CFCs 배출은 남극 오존층 파괴를 가져왔고, CO2 배출은 기후변화를 초래했다. 플라스틱은 태평양 한가운데 거대한 플라스틱섬을 만들었다.

CFCs는 공기 중에서 자외선을 만나 분해되는 과정에서 오존층을 파괴한다. 성층권에서 자외선의 과다한 투과를 막아주는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피부암이 증가되기도 했다. 다행히 인류는 발빠르게 대응해 지구의 오존층은 회복되고 있다.

CO2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지구온난화의 원인 물질이다. CO2로 더워진 지구는 해수면이 상승하고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녹아 폭염과 홍수, 건조 등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를 낳았다. CO2의 해악은 프레온가스와 달리 현재진행형이다. 

인류의 플라스틱 사랑은 결국 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섬 사이 태평양에 거대한 플라스틱섬을 만들었다.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으로 잘게 쪼개져 인체에 쌓이기도 한다. 인체 유해 여부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시간문제일 뿐이다. 

CFCs, CO2, 플라스틱의 공통점은 대책없이 대기, 해양, 토양에 마구 버린 결과 지구의 자연적인 정화능력을 초과해 인간에게 자연재해로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멍난 오존층 사진,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바다 한가운데의 쓰레기섬은 지구가 오염에 몸부리치며 지르는 소리없는 비명이다.

요새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IAEA 최종보고서의 삼중수소(3H 혹은 T)가 연일 언론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삼중수소는 수소보다 3배 무거운 수소로 중수로 원자력발전소에서 냉각제로 사용하는 중수가 중수소로 변화하면서 생긴다. 인간의 피부를 통과할 수 없지만 음용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면 각종 암을 일으킨다. 그래서 나라마다 삼중수소 방사선량 배출관리기준을 두고 있다. 

아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이기 때문에 해악 여부를 정확히 진단할 수 없다. 다만 IAEA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아직 해양의 정화능력에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FCs, CO2, 플라스틱의 전례를 살펴보면 삼중수소 방류를 쉽게 무시하기 어렵다. 당장 해양의 정화능력 덕분에 위해가 없을지라도, 언젠가 임계치를 넘어 인간에게 해악으로 돌아올 것을 역사적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따라서 후쿠시마 오염수뿐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북한, 러시아의 원전 운용과 핵실험, 핵잠수함 운용으로 인한 해양, 대기, 토양 오염 방지와 국제적인 삼중수소 배출 관리가 필요하다. 국가간 삼중수소 배출제한협약도 고려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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