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엔씨소프트·SK·아모레퍼시픽도 2조원씩 감소
한국CXO연구소 조사결과 10조 이상 증가한 곳은 8곳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올 상반기 상장사 시가총액이 370조원 증가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6조원 가까이 빠져 체면을 구겼다. 연초 58조8608억원이던 것이 6월 말에는 52조9534억원으로 5조9074억원 이상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외 시총이 1조원 넘게 내려앉은 곳은 11곳 더 있었다. 이 중 LG생활건강, 엔씨소프트, SK, 아모레퍼시픽은 2조원 넘게 떨어졌다.
반면에 시총이 1조원 넘게 증가한 주식종목은 50곳 이상 됐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100조원 가까이 증가했고, 에코프로의 시총 증가율은 600%를 넘기며 시총 100권 밖에서 6월 말에는 10위권 대에 진입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주식종목 2599곳의 연초 시총 규모는 2011조원 수준이었는데 6월 말에는 2388조원으로 6개월 새 377조원(18.7%↑) 수준으로 불었다. 상반기에 시총 외형이 오른 종목은 1769곳(68.1%)이었고, 하락한 곳은 798곳(30.7%)이다. 32곳(1.2%)은 변동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상승세를 보인 곳이 하락세로 돌아선 곳보다 배 이상 많았다.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주식종목 역시 1월 초 228곳에서 6월 말에는 256곳으로 6개월 새 28곳 늘었다.
연초 대비 6월 말에 시총이 1조원 넘게 증가한 종목은 51곳이다. 이 중 8개 종목은 시총 외형만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331조3229억원이던 시총이 6월 말에는 431조183억원으로 99조6953억원 이상 가장 많이 불어났다. 시총 3위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55조1097억원에서 83조8658억원으로 28조7560억원 넘게 높아졌다. 시총 2위 LG에너지솔루션 역시 104조3640억원에서 129조4020억원으로 25조380억원 이상 시총 외형이 커졌다.
이외 ▲에코프로(17조3041억원↑) ▲에코프로비엠(15조2178억원↑) ▲포스코퓨처엠(12조5103억원↑) ▲기아(10조6510억원↑) ▲현대차(10조1353억원↑) 종목 순으로 6개월 새 시총 증가액이 10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초 58조8608억원이던 것이 6월 말에는 52조9534억원으로 상반기에만 5조9074억원 이상 가장 많이 감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2조원이 넘는 연간 누적 수주에 성공했지만 주가 상승에는 영향을 주고있지 못하다.
상반기 시총이 1조원 넘게 내려앉은 곳은 11곳 더 있었다. 특히 이 중 ▲LG생활건강(4조763억 원↓) ▲엔씨소프트(2조9967억원↓) ▲SK(2조8330억원↓) ▲아모레퍼시픽(2조1876억 원↓) 종목의 시총은 올 상반기에만 2조원 넘게 떨어졌다.
◆ 6월말 시총 톱100에 11곳 신규 진입…‘103위→17위’ 에코프로 톱20 랭크
올 상반기 시총 톱100 순위도 요동쳤다. 11개 주식 종목은 올해 1월 초만 해도 시총 100위권을 벗어났었는데 6월 말에는 상위 100곳 명단에 포함됐다.
코스모신소재는 연초 시총 순위가 160위(시총 1조6122억원)였는데, 6월 말에는 64위(5조7255억원)로 6개월 새 96계단이나 전진하며 톱100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도 137위에서 46위로 91계단이나 점프했다. 에코프로는 103위에서 17위로 88계단이나 순위가 앞당겨지며 시총 10위권 대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했다.
이외 ▲금양(1월 초 178위→6월 말 100위) ▲포스코인터내셔널(105위→53위) ▲JYP Ent.(117위→75위) ▲한진칼(118위→99위) ▲현대오토에버(107위→88위) ▲펄어비스(108위→94위) ▲삼성증권(104위→97위) ▲NH투자증권(102위→98위) 종목도 올초 대비 6월 말에 시총 톱100 명단에 새로 합류했다.
이와 달리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 초 시총 순위 95위(2조9779억원)에서 6월 말에는 209위(1조2774억원)로 114계단이나 후퇴하며 시총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여기에 ▲아모레퍼시픽그룹(99위→139위) ▲한국가스공사(93위→127위) ▲GS리테일(99위→124위) ▲롯데지주(92위→118위) ▲카카오게임즈(82위→115위) ▲팬오션(96위→112위) 종목 등도 최근 6개월 새 시총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 상반기 시총 상위 톱20 판세도 요동쳤다. 상위 20곳 중 삼성전자(1위), LG엔솔(2위), LG화학(5위), 삼성SDI(6위), 현대차(7위) 이렇게 5곳은 연초와 6월 말 시총 순위에 변동이 없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자리가 바꿔졌다.
시총 상위 20곳 중 가장 눈에 띄게 앞선 곳은 에코프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종목은 1월 초만 해도 시총 순위 100위에도 포함되지 않았는데, 6월 말에는 17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반대로 연초에 시총 20위에 포함됐던 SK이노베이션(18위)과 삼성생명(20위)은 6월 말에는 각각 21위, 23위로 톱20에서 빠지는 쓴맛을 봤다.
3~4위와 8~10위 간 자리다툼도 치열했다. 올 초 시총 3위에 이름을 올렸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위로 밀려날 때 SK하이닉스는 4위에서 3위로 순위가 한 계단 전진했다. 8~10위권에서는 올 1월 초 8위이던 네이버는 6월 말에는 10위로 뒷걸음질 친 반면, 기아는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전진했다. 올 1월 초 시총 10위였던 카카오는 6월 말에는 15위로 후퇴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초 11위에서 지난 6월 말에는 9위로 시총 톱10에 입성했다.
6월 말 기준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곳 256개 주식종목 중 시총 증가율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에코프로비엠의 지주회사인 에코프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종목의 올 상반기 시총 상승률만 해도 624%나 퀀텀점프했다. 2조7730억원(1월 초)이던 시총은 20조772억원(6월 말)으로 크게 달라졌다.
에코프로의 시총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이동채 상임고문의 주식재산도 올해 초 5358억원에서 6월 말에는 3조7834억원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이는 지난 6월 말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3조6533억원), LG그룹 구광모 회장(2조2085억원), SK그룹 최태원 회장(1조9314억원)이 보유한 주식평가액보다 더 높아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이동채 상임고문의 주식평가액이 연말에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여부다. 카카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한 때 주식평가액이 10조원 이상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5조원대로 내려앉은 전철을 되밟을 것인지 아니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제외한 4대 그룹 총수보다 높은 주식재산을 올해 연말까지도 계속 유지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모아진다.
에코프로를 제외하고 시총 1조 클럽 중 올 초 대비 6월 말 기준 시총 증가율이 100%를 넘긴 곳은 21곳이나 됐다. 21곳 중에서도 ▲이수페타시스(417.4%↑) ▲루닛(411.8%↑) ▲레이크머티리얼즈(349%↑) ▲윤성에프앤씨(310.7%↑) ▲한화오션(307.5%↑) ▲영풍제지(266.2%↑) ▲코스모신소재(255.1%↑) ▲레인보우로보틱스(222.6%↑) ▲삼아알미늄(212.7%↑) 이렇게 9곳은 올 상반기 시총 상승률만 해도 200%를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한화오션과 코스모신소재를 제외한 7곳은 올 초 시총이 1조원 미만이었는데, 지난 6월 말에는 시총 1조 클럽 명단에 새로 편입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 상반기 주식시장에서는 전자, 자동차차, 화학 관련 업종에 있는 ‘전·차·화’ 종목들이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다소 일조했다”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작년 상반기 대비 영업이익 성적 등이 다소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총 외형은 증가한 패턴을 보였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실적도 양호하면서 시총도 동반 상승한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소장은 “시총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실적 이상으로 이슈와 기업에 대한 미래 가치 등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올 상반기 시총 흐름이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