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조사결과 총수 33명 주식재산 1조4000억 증가
‘SC증권발 폭락’ 다우키움 김익래 전 회장은 60% 넘게 감소
삼성 이재용 주식재산 13조 ‘톱’...셀트리온 서정진 8조 ‘2위’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올 상반기만 같아라.” OCI 이우현 회장, DB 김준기 창업 회장, 세아 이순형 회장의 주식재산이 최근 6개월 새 각각 48%, 40%, 32% 상승했다. 이에 반해 ‘SC증권발 폭락’ 직격탄을 맞은 다우키움 김익래 전 회장은 60% 이상 감소해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33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는 상반기에 1조4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총수 중 절반 이상은 최근 6개월 새 주식재산이 불어났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주식재산이 13조원에 근접하며 1위를 지켰고, 셀트리온 서정진 공동의장은 8조원 이상으로 넘버2 자리를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33개 그룹 총수의 1월 초 주식평가액은 46조4475억원이었는데, 6월 말에는 47조8996억원으로 평가됐다. 6개월 새 1조4521억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3.1% 수준이다.
다만, 지난 3월 말 주식재산 49조8096억원과 비하면 최근 3개월 새 주식가치는 1조91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올 초 대비 1분기 때 오르다가 2분기에 다시 내려앉은 흐름을 보인 셈이다.
올 상반기에 33개 그룹 총수 중 19명은 주식평가액이 상승해 미소를 지었고, 14명은 주식재산이 줄어 침울해졌다.
◇ 상반기 주식재산 20% 상승 총수 7명...OCI 이우현·DB 김준기는 40% 넘게 껑충
올 상반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OCI 이우현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우현 회장은 1분기 조사 때는 OCI 한 개 종목에서만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이후 인적분할을 통해 OCI홀딩스와 OCI 두 종목의 주식을 현재 보유 중이다. 1월 초 기준 이우현 회장의 지분가치는 939억원 수준이었는데, 6월 말에는 1392억원 이상으로 최근 6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48.3%나 뛴 것으로 조사됐다.
DB 김준기 창업 회장의 주식가치도 최근 6개월 새 40.4%나 뛴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기 창업 회장은 6월 말 기준 DB, DB하이텍, DB손해보험, DB금융투자 등 4곳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1월 초 김 창업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532억원 이상 됐는데, 6월 말에는 4961억원 넘게 주식가치가 높아졌다. 여기에는 DB하이텍 주가가 1월 2일 기준 3만6600원에서 6월 말에는 6만3100원으로 70% 넘게 오르고, DB손해보험의 1주당 주식가치도 같은 기간 6만3400원에서 7만4600원으로 17% 이상 상승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세아 이순형 회장의 주식재산도 상반기에만 32.3% 수준으로 점프했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1월 초 1401억원 수준에서 6월 말 1853억원 이상으로 6개월 새 452억원 넘게 높아졌다. 이순형 회장은 세아제강지주를 비롯해 세아홀딩스, 세아제강, 세아베스틸지주 4곳에서 주식을 갖고 있다. 이에 앞서 4개 주식종목의 주식가치는 최근 6개월 새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이 중에서도 주식가치가 가장 높은 세아제강지주의 1주당 주식가치가 1월 초 14만2000원에서 6월 말 20만7500원으로 46.1%나 상승한 것이 주식평가액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한진 조원태 회장의 주식재산도 상반기에만 31% 수준으로 높아졌다. 조 회장의 주식재산은 1월 초 1385억원에서 6월 말 1815억원으로 상반기에 430억원 이상 많아졌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한진칼 우선주, 대한항공, 대한항공 우선주, 한진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종목인 한진칼의 1주당 주식가치가 3만5700원에서 4만6850원으로 31% 넘게 상승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상반기에만 29.5%나 상승했다. 정의선 회장의 올초 주식가치는 2조8221억원 수준에서 6월 말에는 3조6533억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현대차와 기아 등 8개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갖고 있다. 이중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20.9%(16만3500원→19만7700원) 오르고, 현대차도 같은 기간 31.5%(15만7000원→20만6500원)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기아(43.9%)와 현대오토에버(46.2%) 주식가치도 40% 넘게 오른 것도 주식가치를 올리는데 뒷심을 발휘했다.
이외 올 상반기에만 20% 이상 주식재산이 불어난 총수는 2명 더 있었다. 여기에는 ▲HL 정몽원 회장 21%↑(1월 초 926억원→6월 말 1121억원) ▲HDC 정몽규 회장 20.7%↑(1576억원→190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33개 그룹 중 올 1분기에 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컸던 총수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다. 이재용 회장은 올초 11조5969억원에서 6월 말 12조9984억원으로 주식재산이 최근 6개월 새 1조4014억원 이상 가장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상반기에만 6000억 넘게 주식재산 감소
33개 그룹 총수 중 14명은 상반기에 주식가치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식재산 감소율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다우키움 김익래 전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시에테제네랄(SC)증권발 폭락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김익래 전 회장은 올 상반기에만 3543억원에서 1365억원으로 6개월 만에 주식재산이 61.5%나 내려앉았다. 여기에는 올해 1월 2일 3만2650원이던 다우데이타의 1주당 주식가치가 6월 30일에 1만3500원으로 58.7%나 추락함과 동시에 해당 종목에서 김 전 회장이 보유한 주식수도 감소한 영향이 컸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상반기 주식평가액이 2조4362억원에서 1조8109억원으로 25.7%나 하락했다. 여기에는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24.4%↓)과 아모레퍼시픽(27.7%↓) 주식가치가 6개월 새 20% 이상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서경배 회장이 감소한 주식평가액만 6253억원 이상으로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감소액이 가장 컸다.
CJ 이재현 회장의 주식가치도 올 상반기에만 20.3%나 주저앉았다. 이재현 회장의 주식가치는 올 초만 해도 1조1102억원이었는데 6월 말에는 8845억원으로 6개월 새 2200억원 이상 줄었다. 이재현 회장은 CJ를 비롯해 CJ제일제당, CJ ENM, CJ프레시웨이 등의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보유 중인데, 앞서 주식종목의 주식가치가 올 상반기에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이 가장 높은 CJ의 경우 올 초 1주당 8만4700원이던 주가가 6월 말에는 6만8300원으로 19.4%로 하강하면서 이 회장의 주식재산이 줄어드는데 크게 작용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19.7%↓)과 SK 최태원 회장(19.6%↓)도 올 상반기 주식재산이 19%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동빈 회장의 주식가치는 올초 7119억원에서 6월 말 5716억원으로 6개월 새 1400억 원 넘는 주식재산이 사라진 것. 최태원 회장도 같은 기간 2조4022억 원에서 1조9314억 원으로 4700억원 이상되는 주식가치가 6개월 새 감소했다.
◇ 주식재산 1조 클럽 가입한 총수는 10명...6명만 주식재산 증가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0명이 입성했다. 올 초 11명 대비 1명 줄어든 숫자다.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2조9984억원)이 차지했다. 톱 3에는 2위 셀트리온 서정진 공동의장(8조7788억원), 3위 카카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5조2226억원) 순으로 주식재산이 높았다. 이중 서정진 의장의 주식재산은 올초 7조9623억원이었는데, 올 상반기에만 8100억원 이상 늘어나며 7조 원대에서 8조원대로 주식평가액이 달라졌다.
4~6위권에는 각각 ▲4위 현대차 정의선 회장(3조6533억원) ▲5위 LG 구광모 회장(2조2085억원) ▲6위 SK 최태원 회장(1조931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LG 구광모 회장은 올 초만 해도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순위로 7번째였는데 6개월 만에 톱5에 진입했다. 구 회장의 주식재산도 올초 1조9224억 원 수준이었는데, 6개월 새 14.9%로 상승하며 2조원대 주식평가액을 보유한 총수 반열에 올라섰다.
이어 ▲7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1조8109억원) ▲8위 HD현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2585억원) ▲9위 네이버 이해진 GIO(1조1205억원) ▲10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1조178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 초와 지난 3월말까지 주식재산이 1조원이 넘었던 CJ 이재현 회장은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서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33개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 주식종목은 110개 정도였다. 이중 올해 1월 3일 대비 6월 30일 기준 주가가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DB(182.4%↑)인 것으로 확인됐다. DB는 올 초 795원이던 주가가 6월 말에는 2245원까지 고공행진했다.
이외 50% 이상 오른 곳은 3곳 있었다. ▲DB하이텍 72.4%↑(3만6600원→6만3100원) ▲세아베스틸지주 67.2%↑(1만5400원→2만5750원) ▲효성중공업 54.6%↑(7만4300원→11만4900원) 순으로 보통주 1주당 주식가치가 최근 6개월 새 50% 이상 껑충 뛰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연구소장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 중 절반 정도는 올 상반기에 오름세를 보인 반면 절반 정도는 주가가 내려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며 “특히 올 초 대비 1분기에 주식시장이 다소 훈풍이 불었지만, 2분기에는 다소 상승세가 소폭 꺾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