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개선안 첫 사례…전환 시 영업 가능 지역 확대
장기적 수익 개선 전망되나…IM뱅크 고객 경쟁력 '미미'
오프라인 점포 부족 과제…"대출 증가폭 정체도 고려必"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대구은행이 최근 시중은행 전환을 선언했지만 기존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과점체제를 해소하고 시장에 안착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타 은행과의 체급 차를 차치하더라도 온·오프라인 영업 환경이 현재 좋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이달 초 시중은행 전환 추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점체제를 쇄신하고 지방은행이 받고 있는 불합리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게 은행의 목표라고 밝혔다.
대구은행의 발표는 금융위원회(금융위)의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방안'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하다. 대구은행과 같은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거나 저축은행을 지방은행으로 바꾸는 게 개선안의 골자다.
은행 측은 금융위,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개선안을 도출하기 위해 3월 열었던 TF(태스크포스) 회의 이후 6월까지 전환 인가 요건,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해왔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가장 크게 바뀌는 점은 영업 가능한 지역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현재 점포(지점·출장소·사무소 포함)가 없는 △충청도 △강원도 △전라도에서도 영업이 시작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조달금리도 줄고, 이자수익도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그러나 시장 안착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찮다. 우선 디지털 금융의 열세가 장애물 중 하나로 꼽힌다. 1분기 DGB금융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인 IM뱅크의 고객 수는 158만4000명이다. 전년 대비 21.9% 늘었으나, 신한은행 SOL 고객(940만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우리은행 WON뱅킹 고객(2017만명), 하나은행 하나원큐(1440만명)와도 10배 가량 차이가 난다.
황병우 행장은 핀테크사와 협업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그보다 온라인(모바일) 모객에 대한 전략에 주력해야 한다는게 주된 의견이다. 모바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동시에 온라인 고객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오프라인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서다. 핀테크 협업은 모객 이후의 일이라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1분기 대구은행의 오프라인 점포는 202개로 이중 181곳이 대구·경북지역에 쏠려있다. 충청도와 강원도, 전라도엔 점포가 없다. 반면 이 지역 내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 점포만 총 373개다. 또 전라북도에서만 전북은행이 69개의 점포를 갖고 있으며, 광주은행이 전남·광주에만 112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은행도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선 오프라인 점포를 설치해야겠지만 지역마다 △인구밀도 △지역 성향(상업·공업지구 등) △경쟁은행 구도 등을 따져야하고 점포 개설마다 통상 6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은행 간 경쟁에 치열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구은행은 효율적인 인·물적 투자를 해야하는 숙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황 행장은 대안으로 기업영업전문역(PRM) 제도를 중심으로 한 거점점포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업계에선 PRM 제도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시선이 쏠려 있다.
또한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이 최근 정체되고 있다는 점도 대구은행이 가진 고민 중 하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은 전월에 비해 3조1245억원 늘었다. 은행의 완화적인 대출태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은은 밝혔으나, 증가폭은 3월 5조7742억원에서 4월 4조3672억원으로 내려온 후 내내 4조원 초반에 머물러 있다.
중소기업 연체율이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광주 지역 연체율은 올 1월 0.42%에서 4월 0.67% 올랐다. 같은 기간 전북 연체율은 0.57%에서 0.60%, 전남에선 0.38%에서 0.46%로 뛰었다.
또 강원에서도 0.30%에서 0.32%로 뛰었다. 연체율이 하락했거나 변화가 없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름폭이 눈에 띈다. 특히 대구은행의 영업기반 지역인 대구의 연체율은 올해 1월 0.60%에서 4월 0.68%로 치솟았다. 영업의 확장과 건전성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맞물려 중소기업대출의 금리도 고려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은행 중소기업대출 평균금리(보증서담보대출 기준)는 5.16%로 5%대 초반인 여타 은행과 차이가 없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시중은행 전환 후 금리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성패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전환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통화에서 "현재 시중은행 전환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현재 TF를 꾸려서 시작을 하는 단계고, 금감원에 인가 신청을 내야 하는 절차도 있어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TF는 시중은행 전환에 대한 기초적인 전략이라던가 세부계획 등 로드맵을 구성하고 컨설팅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금감원) 신청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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