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등 상담 업무에 적극 활용
보험사기도 AI 통해 사전에 방지
업계 최초 100% AI 광고 제작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금융·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보험업계 역시 AI 관련 서비스 개발에 빠르게 나섰다. 보험사들은 AI를 이용한 광고 제작은 물론 상담, 보험사기 방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디지털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업계 최초로 챗GPT를 활용한 '교보GPT서비스'를 도입했다. 교보GPT의 특징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GPT를 활용해 교보생명 클라우드 환경에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교보GPT를 사내에 먼저 적용해 임직원들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후 개선점을 도출해 보험약관GPT, 은퇴설계GPT 등 고객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확대적용할 방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GPT 도입은 생성형 AI인 챗GPT를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시작 단계다"라며 "앞으로 임직원의 AI 활용 능력을 높이고 교보GPT를 고도화해 고객접점 AI서비스로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도 지난 10일 AI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신규 콜센터 시스템을 도입했다. 삼성생명은 새로운 시스템에 음성인식·합성(STT·TTS, Speech-To-Text·Text-To-Speech)과 AI 기술을 적용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상담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다. 이번 상담 체계 개편은 콜센터 이용 고객의 편의성을 개선하고 상담사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뤄졌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시스템 속도가 개선되면서 보험계약 세부 사항 등 데이터를 불러오는 시간도 기존 대비 2배 이상 단축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콜센터 시스템의 전면 개편으로 더욱 신속하고 안정적인 상담 환경이 구축됐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6월부터 콜센터 인바운드 상담 업무에 AI컨택센터(AICC) 음성봇 '보리(보험의 리더)'를 파일럿으로 운영했다. '보리'는 콜센터 이용 고객이 주로 요청하는 △보험계약대출·상환 △계속보험료 즉시 출금 △가상계좌 발급 △보험금청구를 위한 가상팩스 발급 △증명서·신청서 팩스 발송 등 업무를 음성 안내와 함께 처리까지 완료한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사 최초로 모든 보험 상품에 대한 AI '완전판매 모니터링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AI 완전판매 모니터링을 도입한 사례는 업계 최초다. AI를 활용해 완전판매 모니터링을 상담사의 감정 노동 없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진행하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야간에도 상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 '보험 사기'·'보험 가입' 등 AI 기술 고도화
보험사기가 매년 증가하면서 삼성화재는 AI 기술이 접목된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인 'IFDS'를 공개했다. 사전탐지 예측 중심의 IFDS는 관계도 분석 시스템 구현을 통해 조직형 보험사기에 대해 분석하고 다양한 위험인자로 구성된 지표를 기초로 보험사기 의심 건에 대한 위험도를 점수로 제공한다.
특히 AI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보험사기 유의 고객에 대한 위험도를 실무자들에게 업무화면으로 보여준다. 다발성 고의사고, 조직형 보험사기 등이 의심되는 사고에 대해 보상 처리 초기 단계에서 사전에 탐지할 수 있도록 신뢰성 높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IFDS는 보험사기 혐의자와 연계된 관계도 분석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이런 분석으로 추려진 보험사기 의심자는 보험조사파트(SIU)에 자동으로 배정된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도 자동차보험 사전 가입 단계에 AI를 적극 활용 중이다. 자동차보험 언더라이팅(인수심사)에 AI 머신러닝 기법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 첫 도입 이후 성과를 내기도 했다.
DB손해보험도 소속 보험 설계사에게 영업활동 및 고객 응대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AI 명함'을 제작 및 배포할 방침이다. 또 하반기 출시 예정인 AI 비서 서비스 '손비서'를 DB손해보험에 최적화해 제공할 예정이다.
AI 명함에는 설계사들의 실제 영상 및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가상인간이 탑재된다. 해당 가상인간은 보험설계사와 얼굴·목소리를 똑같이 재현해 홍보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에 지지 않는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보험업무의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업계를 선도하는 신기술 기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유명 스타 대신 AI 기반 광고 제작
유명 스타를 사용하는 대신 AI를 활용한 보험사 광고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최근까지 AI 딥러닝과 디에이징 기술을 이용한 '라이프를 아름답게'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 1월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통합, KB라이프생명으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며 선보인 해당 광고는 '타임슬립' 콘셉트를 활용해 윤여정 배우 20대 신인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일생을 담은 광고로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삼성생명도 지난달 19일 '좋은 소식의 시작' 광고를 공개했다. 해당 광고는 광고 영상의 모든 이미지, 배경음악, 징글(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짧은 길이의 곡)은 AI 프로그램 및 툴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업계 최초다.
지난 5월에는 작사와 작곡 모두 AI 프로그램과 챗GPT를 활용해 만든 노래 '시작'을 음원 사이트에 등록하는 등 삼성생명에서는 AI를 활용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광고 제작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차별화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평소 생각하는 보험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정의하고 차별화된 보험회사 역할을 전달하기 위해 AI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