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조선 라이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전이 치열하다. 한국 해군 울산급 배치-3와 더불어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 등 잇따른 대결 양상이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군 차기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3 5~6번함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이 선정됐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을 0.14점 차로 근소하게 제쳤다.
승자와 패자의 희비를 가른 것은 과거 HD현대중공업의 직원들이 설계도를 유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력이다. 1.8점의 감점이 아니었다면 수주전의 결과는 달라졌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은 기술능력평가에서 0.9735점 앞섰다. 오히려 패자로 남은 HD현대중공업의 우위가 확인된 수주전이었다.
계약 규모 8000억 원대의 이번 호위함 수주전은 전초전에 불과하다. 내년에는 7조원대로 추산되는 KDDX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선체부터 전투체계, 각종 무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되는 첫 국산 구축함을 누가 수주하느냐에 따라 ‘수상함 명가’의 타이틀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입찰 향방은 한화오션이 승기를 잡은 현재로서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분위기다. 예정돼 있는 총 6척을 한꺼번에 입찰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의 페널티는 2025년 11월부터 사라진다. 0.14점의 근소한 차이에서 한화오션의 지속적인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내후년 이후에는 HD현대중공업이 승기를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향후 수주전을 위해서는 양사 모두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투자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국내 최초로 수상함 2척을 동시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 공장과 함정 전용 다목적 조립공장의 신축을 검토 중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설비를 갖춰 대한민국 해군 전력 증강에 기여하고 방산 수출 확대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 경험을 살려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많은 수주로 우리나라의 방산 무기 수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KDDX 수주전 등 더욱 치열한 경쟁은 전반적인 군함 건조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