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이 정도로 맛 간 줄 몰랐다”
국민의힘 “원론적 얘기…야당, 이동관 알러지 있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공산당 기관지’ 발언에 “대언론 선전 포고”, “제 정신인가”라며 비판 목소리를 이어갔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이 후보자의 발언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가 후보자 신분 첫 날부터 대단히 독특한 언론관과 언론 장악 속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전날(1일) 경기 과천시에 마련한 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과거 공산당의 신문, 방송을 언론이라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기관지, 영어로는 ‘오건’(organ)이라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기관지 같은 언론이 지금 있다고 보는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그건 국민이 판단하시고 본인들이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상대로 이념의 딱지를 붙여서 장악하겠다는 대언론 선전 포고로 들렸다”며 “공산당 표현은 더더욱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국민은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인을 퇴출시키고 정보기관을 동원해서 공영방송 인사들을 사찰하고 인사에 개입하면서 언론을 장악하는 행태를 공산당과 같다고 말한다”며 “국민과 국회는 ‘방송장악 위원장’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청래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청래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웬 공산당 타령인가”라고 일갈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동관 씨에게 묻는다. 대한민국에서 공산당 기관지 같은 언론은 어디인가”라며 “이동관 씨는 어디가 공산당 언론인지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공산당 언론이 어디인지 알고 있으면 수사기관, 정보기관에 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보안법 제10조 불고지죄로 처벌받게 돼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공산당 언론 같은 시대착오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나. 제정신인가”라며 “맛이 가도 이 정도로 맛이 간 줄은 몰랐고 막나가도 이 정도로 막나갈 줄은 몰랐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발언을 두둔하고 나섰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후보자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동관 지명자의 일반적인 언론관을 말했다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약간의 가치관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지금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그런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얘기로 들린다”며 “이 후보자에 대해 너무 일부에서 트라우마가 있는 것인지 알러지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하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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