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후안무치…野, 노인패륜당 되기로 결심했나"
이철규 "현대판 고려장…망언 버금가는 끔직한 발언"
與, 내년 총선 앞두고 '노년층' 표심 결집 유도할 듯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은 2일 '노인 비하' 논란을 불러온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이를 두둔한 양이원영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성패가 달린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공세 고삐를 죄 노년층 표심을 끌어모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과 양 의원 불러온 노인 비하 논란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이 노인패륜당이 되기로 결심했는지 노인 비하 막말 퍼레이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집단 이성이 붕괴하고 있다. 민주당의 노인 비하 발언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후안무치한 적은 없었다"며 "과거에는 사과라도 했지만, 지금은 사과도 없이 적반하장인 것을 보면 실수가 아니며, 노인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니까 폄하해도 된다는 것이 민주당 본심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과 양이 의원은 제1야당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분들로 국민을 대표할 의무가 있지만, 그들 눈에는 노인은 포함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민주당이 노인만 비하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청년들을 더욱 비하하고 있다. 청년들을 노인 투표 박탈권이나 원하는 사람쯤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같은 자리에서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사무총장은 "(6·25)전쟁으로 무너진 나라를 한강의 기적으로 일으키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세대가 어르신"이라며 "(어르신은)집에나 계시라는 망언에 버금가는 끔찍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을 저격했다. 장 최고위원은 "온실 속 화초처럼 평생 대접 받으며 꽃길만 걸었으니 초선 비하 발언부터 노인 폄하 발언까지 망언이 쏟아지는 것"이라면서 "대학교수하고 금융소비자보호처장 할 때는 무슨 말을 해도 주위에서 뭐라고 하지 않았겠지만, 정치는 매 순간 모든 발언이 국민의 평가를 받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행 전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출연해 "노인 폄하는 민주당의 DNA"라면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대한민국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청년들과 좌담회에서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둘째 자녀의 어린 시절 발언을 소개하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투표)해야 하나"라고 말해 노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도 전날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오해가 있으셨을 것 같다. 노여움을 푸셨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패가 달린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여권의 파상 공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보수성향이 강한 데다 투표율도 높아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위원장이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의 표 결집을 의도했을지 모르겠지만, 노인 폄하 발언 등으로 인한 논란은 되레 역결집 현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성공을 협조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들도 민주당에 환호할 순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