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34℃ 넘는 무더위에 이어지자 현장 온열대책 마련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 시행‧작업열외권 등 폭염 예방 대응책 ‘고삐’

지난 3일 힐스테이트 창원 더퍼스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진행한 혹서기 특별 현장점검 및 폭염 안전 공동 캠페인에서 황준하 현대건설 CSO(안전보건최고경영자·사진 오른쪽)가 현장 근로자에게 얼음물과 이온음료를 건네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지난 3일 힐스테이트 창원 더퍼스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진행한 혹서기 특별 현장점검 및 폭염 안전 공동 캠페인에서 황준하 현대건설 CSO(안전보건최고경영자·사진 오른쪽)가 현장 근로자에게 얼음물과 이온음료를 건네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전국적으로 무더운 날씨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건설업계가 공사현장 ‘더위사냥’에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혹서기 물품 지급과 낮 시간대 야외작업시간 단축은 물론, 혹서기 관리 전담 직원을 배치하는 등 현장 근로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각 건설사마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를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하고, 여름철 현장 작업 기준을 강화하며 안전한 건설현장 조성에 힘쓰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창원 더퍼스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혹서기 현장 특별점검 및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 현장 근로자들은 열화상 카메라 체온 측정, 온열질환 자가체크, 아이스 튜브 체험, 스트레스 측정 등을 진행하고, 제공된 음료를 마시며 휴식시간을 가졌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 6월부터 작업열외권 제도를 마련하고 운영 중이다. 작업열외권이란 근로자들이 무더운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건강 상태에 이상을 느낄 경우 작업 열외를 요청하면 바로 작업에서 제외될 수 있는 제도다. 잔여 근무시간에 대해 당일 노임 손실도 보존해 주지만, 인사상 불이익은 받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는 CSO(최고안전책임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 독려하고 있다. 혹서기 기간(5월~9월) 근로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무더위 시간대는 옥외작업을 중지하고 현장 체감온도에 따라 주의·경고·위험으로 구분해 매시간 10~15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근로자 작업특성에 따라 아이스조끼, 안전모에 부착 가능한 휴식알리미 스티커 등 온열질환 예방용품도 지급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6월부터 9월까지를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하고, 각 현장에 폭염대비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배포해 고용노동부의 3대 중점사항(물‧그늘‧휴식)을 준수하고 있는지 이행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건강한 여름나기 3335캠페인’을 지난 6월부터 진행 중이다. 33℃가 넘으면 물·그늘·휴식 등 3가지와 35℃를 넘으면 물·그늘·휴식과 더불어 근무시간·건강상태 등 5가지를 챙겨야 한다는 예방수칙을 줄여 표현한 것이다. 특히 35℃가 넘을 경우 오후 시간대 작업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최초로 건설현장에 태양광 이동식 근로자 쉼터를 도입했다. 최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야외 근로자의 온열질환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휴게 공간 부족 및 전력 수급 문제를 겪고 있는 건설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근로자 쉼터 설계와 디자인은 포스코이앤씨 직원과 외부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탄소중립협의체인 P-GRT(POSCO E&C Green Round Table)와 사내 학습 동아리 COP를 통해 자체적으로 수행했다. 회사 측은 이달 말까지 전국 9개 인프라 현장의 11개 협력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태영건설은 혹서기 3대 수칙 준수 여부와 함께 옥외근로자 체온측정, 찾아가는 건강상담, 옥외 화장실 에어컨 설치 및 적정온도 확인, 무더위 시간대를 이용한 폭염대비 안전보건교육을 진행 중이다.

또 폭염특보 발효 시 여름철 폭염 대비 자체 프로그램(사전알림)인 자동 문자 발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 내 작업 중인 근로자가 인지할 수 있는 시보기를 전 현장에 설치해 상시 운영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열사병’이 포함되면서 각 건설사마다 현장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며 “그늘막과 쉼터 설치, 아이스크림 간식차 운영 등 직접적인 지원뿐 만 아니라 ‘작업열외권 시행’ 등 현장 안전의식 제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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