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전년比 79%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이 실적 견인
자금조달 ‘청신호’…회사채 수요예측서 목표액 4배 이상 자금 몰려
회사 측 “구체적인 상장 시기 미정…예비심사청구 신청 준비 중”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올 상반기 건설업계 전반의 불황에도 불구, SK에코플랜트의 선전이 눈에 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공통된 악재 속에서도 매출은 물론, 이익 증가를 달성했다.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부문 성과가 실적 향상에 주효했다는 진단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773억원으로 전년 동기(989억원) 대비 7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조989억원에서 3조9273억원으로 27% 늘었다.
올해 상반기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매출액은 자회사 실적 반영 등으로 1조264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551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매출 비중은 32.2%로 2021년 15.3%, 2022년 29.8%에 이어 성장세를 보였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엔지니어링, SK오션플랜트 등 자회사의 호실적 반영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며 “영업이익도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뒷받침과 플랜트 부문 실적 견인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한 SK에코플랜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며 환경‧에너지 신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환경 부문은 폐기물 매립장 및 소각장 운영, 수처리 시설 등 다운스트림(Downstream) 영역에서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폐배터리 재활용 등 업스트림(Upstream) 영역까지 확장했다. 대규모 해상풍력 개발사업 참여 등을 통해 해상풍력,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및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연관기업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SK에코플랜트의 ‘볼트온(Bolt-On)’ 전략도 현재진행형이다.
2020년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 등 수처리·폐기물 처리 기업 다수를 인수하며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작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다수의 대형 M&A를 완수했다. 연초 싱가포르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기업 테스(TES-AMM)를 1조2000억원 가량에 사들인 SK에코플랜트는 하반기 4600억원을 들여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전문기업 삼강엠앤티 인수를 마쳤다.
이밖에 연료전지 사업 파트너인 미국 블룸에너지, 말레이시아 종합환경기업 센바이로 등에 지분 투자를 실시했다.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혁신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를 비롯해 태양광 개발 기업 탑선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이 같은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투자금 조달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1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435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1년6개월물에 1810억원, 2년물에 2540억원이 몰렸다. SK에코플랜트는 2000억원까지 회사채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건설채 부진 속에서 목표 물량의 네 배가 넘는 주문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SK에코플랜트가 올해 하반기 중 기업공개(IPO) 및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4월 NH투자증권·크레디트스위스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을 공동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시기를 조율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증시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공모액 목표 달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결국 SK에코플랜트는 IPO 추진을 무기한 연기했다.
SK에코플랜트는 구체적인 기업공개 시점은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예비심사청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