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불안감 확산에
추석선물 수산물 전량 비축분으로 준비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A씨(30)는 수산물 코너 앞에서 고민에 빠졌다.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소식으로 불안감에 휩싸여서다. A씨는 "추석에 사용해야할 조기와 굴비 등 미리 구입해 냉동실에 비축해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24일 오후 1시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함에 따라 유통업계가 수산물 방사능 측정 등을 강화하며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특히 업계는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불안 심리 확산에 수산물 판매 감소로 이어질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일본 정부는 첫 방류를 시작으로 매일 460톤씩 17일간 희석된 오염수를 흘려보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저수탱크 약 30개 상당인 3만1200톤을 방류할 예정이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보관 중인 오염수 약 134만톤의 2.3% 수준이다.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본격화 되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방사능 측정기를 도입해 수산물 검사를 강화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올 2월부터 후쿠시마 원전별수 방류에 대비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 왔다. 산지에서 매장에 상품이 입고되는 전 단계에서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다.
주요 산지에서는 파트너사들과 함께 롯데마트 산지 MD(상품기획자)가 직접 방사능 측정기를 활용해 매입 전후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한다.
앞으로는 롯데안전센터에서 주요 포구별로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시행한다. 분기별 1회 진행하던 검사 주기를 최근 주 4회로 늘렸고 향후 방류 시점에는 검사 횟수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 1월부터 수산물 방사능 안전관리 강화 목적으로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시행 중이다. 6월부터는 주별 검사 건수를 기존 대비 2배 상향하고, 최대 50%까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안전 보장된 수산물 유통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공급업체에서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상품만을 확보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산 수산물을 공급하는 모든 업체에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해 철저한 품질관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백화점업계도 소비자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추석 선물세트의 대표 상품인 굴비, 돔 등은 오염수 방류 이전에 미리 수매했으며, 내년 설 물량까지 미리 비축한 상태다.
롯데백화점은 2011년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 방사능 조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서 관련된 수산물이 입고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 수산물은 지난 4월 이전 수매분으로 구성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아르헨티나, 캐나다, 에콰도르 등 일본과 지리적으로 멀고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지역의 갑각류와 선어를 신규 상품으로 내놓았다.
현대백화점도 점포별로 간이 방사능 측정기 구비를 완료했으며, 일부 물량에 대해 안전성 검사를 시행 중이다. 아울러 오염수 방류 시작 시점부터 식품연구소의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할 계획이다.
전문가는 소비자 불안 심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염수 방류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 확산으로 소비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정부와 업계가 소비자에게 안심할 수 있는 정보전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해역 근처의 방사능 오염정도를 측정해 미세먼지 측정 정보 제공과 같이 성실하고 지속해 정보를 공유해야 할 것이고, 기업들은 매대 앞에 최신식 방사능 검사 체계를 도입해 구입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