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CEO·임원 60여명과 ‘신사업 공유회’ 진행
최근 1년 벤처투자 규모 1500억…‘기후변화’ 분야 48.8%

사진=GS그룹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스타트업의 기술이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며 “그동안 발굴해 온 벤처 네트워크의 기술을 연결해 미래시장을 선도할 신사업으로 구체화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GS그룹에 따르면 허태수 회장은 30일 경기도 청평 GS칼텍스 인재개발원에서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신사업 임원 등 핵심 인력 60여명과 ‘GS신사업 공유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신사업 공유회에는 허태수 회장을 비롯해 홍순기 GS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이 자리해 GS의 투자 현황을 공유하고 미래성장 신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GS 신사업 공유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됐다.

공유회는 미래성장 분야별 구체적인 신사업 전략을 실질적으로 토의하기 위해 시간제한 없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또한 투자 내용 공유를 넘어 각 투자 회사들이 가진 기술을 연결해 구체적인 사업으로 육성시킬 방안까지 논의했다.

GS그룹 관계자는 “지난 3년여간 꾸준히 이어진 벤처 투자가 구체적인 신사업 ‘빌드업(Build-up)’의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허태수 회장은 출장 기간 중 발견한 글로벌 탈탄소 스타트업의 기술을 직접 소개하는 등 각사의 신사업 담당들이 기술의 진보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EV(전기차) 충전 △폐플라스틱·배터리 리사이클 △산업바이오 등 GS의 벤처 투자가 신사업으로 연결되고 있는 사례들이 상세히 공유됐다.

EV 충전 사업은 2021년 GS에너지가 지커넥트 합작 투자로 EV 충전기 시장에 첫 발을 들인 것이 시작이다. 이후 GS는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GS커넥트를 출범시키고 차지비까지 인수하면서 전국 약 4만대의 완속 충전기를 보유한 1위 사업자가 됐다.

또한 GS는 충전 기술 고도화와 소비자 편의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전방위로 투자하면서 미래 EV 충전 시장 확대 대비에 나섰다.

GS가 EV 충전 신사업 관련 투자한 벤처는 △전기차 충전 효율 개선 기술을 보유한 릴렉트리파이 △에너지 사용 빅테이터를 분석하는 오토그리드 △전기차 충전 모바일 앱 ‘모두의 충전’을 운영하는 스칼라데이터 △전기차 자율충전 로봇 기술의 EVAR △전력 중개 및 가상발전소 기술을 가진 해줌 등이 있다.

이외에도 GS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신사업을 위해 △미트라켐(배터리 소재 개발) △그린라이온(폐배터리 재활용 설비 개발) △에코알앤에스(폐배터리 재활용 친환경솔루션) 등에 투자했다. GS에너지는 포스코와 합작회사를 설립했으며 GS건설은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GS는 여기에 GS칼텍스와 GS엠비즈가 보유한 주유소 플랫폼·경정비 인프라까지 결합할 경우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강력한 신사업 모델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는 합성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과 GS칼텍스가 가진 상업 생산 역량 등을 결합해 친환경 바이오 소재를 양산하는 산업 바이오 신사업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효율 합성 단백질 제조 기술을 가진 젤토 △바이오케미칼 생산 대사경로 최적화 기술의 자이모켐 △바이오필름 활용 연속생산공정 기술의 카프라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 전문 인큐베이팅 펀드 퍼먼트 등 스타트업과 협력을 추진한다.

GS그룹은 허태수 회장 취임 후 벤처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0년 ‘스타트업 벤처와 함께 하는 미래성장’을 GS의 신사업 전략으로 선언했으며 벤처 시장의 혹한기로 평가되는 최근 1년 동안 총 33개 스타트업과 7개 벤처펀드 등에 약 1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GS의 벤처 집중은 GS퓨처스, GS벤처스 등 CVC(기업형벤처캐피탈)가 최전방에서 산업과 신기술 동향을 감지하는 레이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한 GS퓨처스는 북미 지역에서, GS벤처스는 국내를 중심으로 아시아권의 벤처 시장을 통해 그룹의 신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신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GS퓨처스는 올해 들어 차세대 LFP(리튬인산철)배터리 개발사인 미트라켐을 포함해 15개사에 투자했고 GS벤처스는 지난해 벤처펀드 조성 1년 만에 16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들도 기존 사업에 접목해 신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수집 관련 스타트업 G.E.T에, GS에너지는 폐배터리 소재 추출 기술 기업 EVCC에 투자하면서 관련 신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작하는 로브로스, GS건설은 주택 건설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클리어스토리에 투자했다.

분야별로 보면 배터리·탈탄소 기술 관련 ‘기후변화’ 영역의 스타트업과 벤처펀드에 48.8%로 가장 큰 비중을 실었다. 친환경 원료로 연료나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산업바이오’ 영역이 29.3%, ‘활성화기술’과 ‘순환경제’ 분야 투자가 각각 6.6%와 5.9% 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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