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크 e플로’ 브랜드로 전기차 윤활유·열관리 등 공략
박상규 사장 “윤활유 1위 넘어 에너지효율화 기업으로”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지크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엔무브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지크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엔무브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SK엔무브가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를 확장해 전력효율화 시장을 선점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내연기관 엔진오일 시장을 넘어 2040년 54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전력효율화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SK엔무브는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지크의 미래 비전 발표자리인 ‘지크 브랜드 데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을 비롯한 SK엔무브 임직원과 언론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지크는 1995년 국내 정유업계 최초의 윤활유 브랜드로 출발했다. SK엔무브는 지크 브랜드를 앞세워 향후 미래 에너지의 핵심인 전력효율과 관련된 모든 플루이드(Fluids)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지크 브랜드로 엔진오일 시장뿐 아니라 전력효율화 시장을 새로 열겠다”며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알짜기업이자 1위 기업을 넘어 미래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SK엔무브는 196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윤활유 사업을 시작한 이후 글로벌 윤활유 기업으로 성장해왔으며 이 같은 역량과 지크 브랜드를 기반으로 전력효율화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기차배터리 등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지크 e플로(ZIC e-FLO)’라는 이름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가시화되고 있는 시장은 전기차용 윤활유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2022)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를 차지할 전망이며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도 같은 기간 12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SK엔무브는 원료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2040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산업표준이 없는 만큼 제품 공급실적에 따른 고객 신뢰 확보가 중요한데 2013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제공해온 역량과 고급 윤활기유 ‘그룹Ⅲ’를 통한 원료경쟁력으로 시장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박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를 향상시키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고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 원료경쟁력과 앞선 기술력을 통해 이미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SK엔무브
사진=SK엔무브

SK엔무브는 전력효율화 시장의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열관리도 선제적으로 공략한다. 전기 사용량이 늘고 장비 밀집도가 높아짐에 따라 발열을 제어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열관리가 중요해진다는 판단에서다.

SK엔무브 자체 추산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열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시장은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 대비 총 전력효율을 약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 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해 향후 개화할 액침냉각 시장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으며 미국 PC 제조·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 전기차용 배터리, ESS 열관리를 위한 플루이드를 각각 특성에 맞게 개발 중이며 전기차용 냉난방 성능개선에 도움이 되는 냉매 플루이드 개발에 착수했다.

박 사장은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열관리를 통한 전력효율 증대가 미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SK엔무브의 글로벌 1위 고급 윤활기유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액침냉각과 열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존 내연기관용 제품 경쟁력도 지속 강화한다.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가 보급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등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인리포트에 따르면 인도는 내연기관 엔진오일 수요가 2022년부터 204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6%에 이를 전망이다. SK엔무브는 이러한 비전동화 시장을 새로 발굴해 지크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SK엔무브는 2009년 윤활유 사업 분사 이후 14년간 흑자를 이어온 알짜기업으로 일상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에너지가 쓰일 수 있도록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이 곧 에너지 효율화고 향후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한편 SK엔무브는 지난해 기존 사명에서 윤활유를 뜻하는 ‘루브리컨츠(Lubricants)’를 떼고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 ‘에너지효율화 기업’이라는 기업 정체성을 제시했다. 기존 사업에서는 연료 효율을, 신사업에서는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미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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