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전기 SUV EV5 중국서 선공개
소형 SUV EV4·K3 대체할 EV3 등 내년 생산 전망

더 기아 EV5(The Kia EV5). 사진=기아 제공
더 기아 EV5(The Kia EV5). 사진=기아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기아의 전동화 전략이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전기차 전용 라인업 ‘EV’시리즈가 2024년부터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EV1’부터 ‘EV9’까지 전기차 차명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이중 EV6와 EV9은 양산차로 판매 중이고, 최근 중국에서 EV5의 디자인이 공개됐다. 여기에 EV3과 EV4의 시제기(테스트카) 주행 목격담이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출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아는 지난 8월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2023 청두 국제 모터쇼’에서 준중형 전동화 SUV ‘더 기아 EV5’의 디자인을 최초 공개했다. EV5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첫 전용 전기차로, 기아는 추후 국내 등 주요 시장별 고객 니즈 및 판매 환경 등의 특수성을 고려해 EV5의 글로벌 모델을 각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더 기아 EV5(The Kia EV5). 사진=기아 제공
더 기아 EV5(The Kia EV5). 사진=기아 제공

EV5는 준중형 SUV 스포티지와 비슷한 크기로,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 중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을 기반으로 강인한 이미지와 미래지향적인 세련미가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12.3인치의 클러스터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한데 묶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가변형 러기지 보드 등으로 활용도를 극대화한 트렁크 공간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전기 SUV지만 아웃도어 활동 등 SUV 본연의 상품성을 강조한 것.

EV4의 경우 최근 유럽과 국내에서 주행 중인 테스트카의 목격담이 확대되며 ‘2024년 생산설’에 힘이 실린다. 램프나 휠 등 위장막 밖으로 확인 가능한 세부 디자인 요소들의 완성도가 양산형에 근접할 정도로 다듬어졌다.

EV4의 길이는 박스형 CUV 쏘울(4195㎜)과 친환경 SUV 니로(4420㎜) 사이가 될 전망이다. 기아 EV 시리즈 중 상당수는 SUV로 알려졌는데, EV4는 현실적으로 기아 전기 SUV 라인업 중 가장 작은 몸집의 엔트리카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EV4가 글로벌 시장에서 시작가 3만달러(한화 약 4000만원) 미만으로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개 시점은 이르면 2024년 1분기로 예상된다.

2011년 기아가 공개했던 전기차 라인업 실루엣 중 일부. 크기와 형태면에서 EV3 혹은 EV4로 추정된다. 사진=기아 유튜브 영상 갈무리
2011년 기아가 공개했던 전기차 라인업 실루엣 중 일부. 크기와 형태면에서 EV3 혹은 EV4로 추정된다. 사진=기아 유튜브 영상 갈무리

개발명 'CT1'으로 통용되던 EV3의 정보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연초 기아는 노사 간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해 국내 생산기지별 신차 생산 계획을 조정했는데, 경기도 광명 소재 '오토랜드 광명'에 배정된 차 중 하나가 'CT1', 즉 EV3이다.

EV3은 현행 기아 준중형 세단 K3에 대응하는 준중형 전기 세단 혹은 CUV로, EV6와 유사한 형태지만 크기는 작은 엔트리급으로 개발 중이다.

지난 7월 기아가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연 컨퍼런스콜에서도 EV3가 언급된 바 있다.

당시 기아는 "기아는 빠른 속도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스케일링(점유율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기 세단 중 3분달러 이하의 글로벌 수요가 75%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원가절감 등 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저가형 'EV3'를 준비 중"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EV3~5 라인업들의 공통점은 점유율 확대를 위한 중저가 라인업이라는 점이다. 기아가 해당 신차들을 신규 플랫폼이 아닌 기존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배경이다. 여기에 800V 급속 충전 시스템 배제 등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올해 EV9으로 고급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면, 내년부터는 엔트리급 라인업을 늘리며 점유율 신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고, 경쟁 업체들이 중저가형 모델을 잇따라 투입하면서 기아 역시 '물량 경쟁'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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