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 비방에 대한 경고 메시지 담은 듯"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진=연합뉴스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북한이 또다시 무력 도발에 나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 중인 상황인 만큼, 도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11시43분쯤부터 53분쯤까지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 이날 북한이 쏘아 올린 SRBM은 각각 65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정확한 비행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무력 도발을 재개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11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서해상으로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쏘는 등 전술핵 공격 가상 발사 훈련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로 향해 있는 기간에 미사일 도발을 벌였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과 그해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때 무력 도발에 나서기보단 관영 매체 등을 통해 해외 방문을 선전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날 깜짝 도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 방침에 대한 반발과 함께 김 위원장이 어디에 있든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도발은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에서 러시아로 가는 어떤 무기 이전도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러시아의 전쟁을 돕는 단체나 국가에 우리가 가해 온 공격적 제재를 계속 집행하고, 새로운 제재 부과에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매슈 밀러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이) 국제적인 왕따(pariah)에게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자국 영토를 가로질러 여행할 수밖에 없는 것을 '지원에 대한 구걸(begging)'이라고 규정하고 싶다"고 부연한 것도 북한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활동과 징후를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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