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인권, 민주주의 운동 이끈 반정부 인사
'히잡 의문사' 아미니 1주기 직후 수상 이뤄져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올해 노벨평화상은 이란의 대표적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반정부 인사인 나르게스 모하마디(51)에게 돌아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모하마디가 이란 여성에 대한 압제와 차별에 저항하고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섰다며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베르트 레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 상은 무엇보다 이란에서 벌어지는 모든 운동의 매우 중요한 업적을 인정한 것"이라며 "그 운동의 지도자가 나르게스 모하마디라는 사실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권(이란)은 그를 모두 13차례 체포했고 5차례 유죄를 선고했으며 형량은 도합 31년의 징역형, 154대의 태형이었다"며 "내가 지금 발표하는 순간에도 옥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노벨상 수상은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던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한 지 1주기가 된 직후에 이뤄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1주기는 지난달 16일이었다.
이번 수상은 아미니의 죽음 이후 '여성, 생명, 자유'라는 기치 아래 이뤄졌던 여성 권리를 위한 이란내 여성들의 거리 투쟁에 대한 국제적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것이라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모하마디는 2019년 반정부 시위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21년 열린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뒤 현재까지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 수감중이다.
에빈 교도소는 인권 침해로 악명높은 이란의 수용 시설이다. 수감중 별개의 사건으로 진행중인 재판에서 실형과 벌금형, 태형을 계속 받고 있다.
모하마디는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시린 에바디(76)가 이끄는 인권수호자 센터의 부회장을 맡으면서 여성의 인권, 지난 20여년간 이란의 민주주의와 사형제 반대 운동을 이끄는 인물이다.
그의 가족은 인스타그램에 "수상의 영광이 모든 이란인의 것이며 특히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용기로 세계를 사로잡은 이란의 용감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대신 전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란 정부가 모하마디를 석방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모하마디가 선정되면서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19명으로 늘었다. 이란은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만 2명을 배출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