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과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집회를 마치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과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집회를 마치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상황과 관련, 국내 기업들도 긴장 속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가 간 전쟁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점은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충분히 입증됐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에 장기체류 중인 우리 교민은 총 570여 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차 등의 기업에서 파견된 해외 주재원들이다. 판매법인 또는 연구개발(R&D) 법인이 상당수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재용 회장이 이스라엘 R&D 센터에 들러 기술 점검에 나섰던 삼성전자는 임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격화될 경우 정부 지침에 따라 직원들을 인근 국가에 대피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적으로 판매 지점을 갖고 있는 LG전자는 한국인 직원들과 가족들을 모두 귀국 조치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지 시장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도 재택근무와 귀국 조치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건설프로젝트 ‘네옴시티’의 수주를 원하는 기업들의 소망은 대형 변수를 맞이했다. 프로젝트 사업비로 약 5000억 달러(약 670조 원)를 투입한 사우디 실권자이자 중동의 맹주인 빈 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을 내놓으면서 유탄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추가적인 군사자산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상태다. 사우디와 미국이 대립하는 구도가 펼쳐진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의 우방인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해외건설 영토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음은 물론 전쟁 여파로 인해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오는 21일 중동 방문이 예정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경제사절단에도 10대 그룹 총수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무력충돌 영향도 문제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더 큰 충격이 예상된다”면서 “국내 기업들의 현지 공급망이 불안해지면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 결정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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