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매각 이어 중간배당으로 4800억 챙겨 '3조 클럽'
종투사에 일반환전 허용 혜택도 진입 잰걸음에 한몫
교보증권은 1조2000억 더 확보해야해 당분간 고심
[데일리한국 김영문 인턴기자]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은 최근 사옥을 매각하거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종합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 획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신증권은 내년 상반기 중 종투사 인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10호 종투사' 진입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대신증권은 자회사들(대신에프앤아이, 대신자산운용,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등)로부터 4800억원에 달하는 중간배당을 받았다. 배당기준일은 20일이다. 비상장 계열사인 이들은 대신증권의 100% 자회사인 만큼 배당금 전액은 대신증권으로 간다. 이에따라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2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앞서 대신증권은 8월 이지스자산운용과 사옥 매각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어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종투사 진입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은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대신343’은 지하 7층∼지상 26층 규모다. 업계에서는 예상 매각 금액을 6500억∼7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의 이같은 빠른 행보는 '혜택' 때문이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금융(IB) 업무때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까지 확대된다. 수조원의 계약금 확보가 가능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운영할 수 있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자문, 자금대출,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일반환전 업무 등 향후 신규 사업들까지 종투사에 우선 적용된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은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을 발표했다. 당국은 기존 투자 목적으로만 허용됐던 환전 업무를 종투사에 한해 여행, 출장 등을 위한 일반환전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일반환전 업무는 자기자본과 관계없이 시스템만 갖춰지면 가능한데 이를 종투사에만 허용해준 것이 종투사 진입 계획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고 내년 상반기 중 종투사 인가를 신청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대형사로 불리는 종투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9곳이다.
증권사는 '체급'에 따라 진출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구분된다. 종투사의 경우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늘어나고 PBS도 가능해진다. 최근 일반환전 업무도 종투사 9곳에만 허용됐다.
대형사 중에서도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초대형사들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어음도 발행할 수 있어 덩치를 키우고 있다.
대신증권에 살짝 처지기는 했지만 교보증권도 종투사 타이틀에 '진심'이다. 지난 8월 사업경쟁력 강화와 함께 종투사 인가 조기 취득을 이유로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 이후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종투사 요건인 3조원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이후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종투사 진입이 목표인 것은 맞다"라며 "다만 유상증자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에 의해 진행된 것은 아니며 유상증자로 인한 사업경쟁력 강화와 자기자본 확대 등이 향후 종투사 진입 시기를 앞당기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10호 입성'은 대체적으로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의 10번째 종투사 지정이 유력한데다가 토큰증권 등 신규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며 "잠재 개인투자자 수요를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기존 종투사들의 경쟁이 치열한데다가 녹록하지 않은 업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 이후 성장이 지속될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 시 사업 기반이 확대돼 사업경쟁력과 시장지위가 제고될 수 있다"며 "다만 지정되더라도 비우호적 업황 속 기존 종투사 간 경쟁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업무영역 확대에 걸맞는 영업경쟁력 확보와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한 이익 창출력 확대, 지속적 자본 성장과 시장지위 제고 등 실질적 성과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