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토요타자동차, 현대자동차를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하며 전기차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부터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를 통한 기술 격차 확보 등에도 분주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올해 3분기 8조2235억원, 5조9481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LG에너지솔루션은 7.5%, 삼성SDI는 10.8% 증가한 실적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배터리 사업 성장세를 나타냈다.

양사의 실적은 CATL, BYD 등 중국 경쟁사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가운데 주요 완성차 고객사에 대한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이 견인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는 36.9%를 차지한 CATL, 2위는 15.9%인 BYD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점유율 14.2%, 4.1%로 3위와 7위에 자리했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28.5%로 1위며 삼성SDI가 8.9%로 5위다. CATL(2위)과 BYD(6위)는 각각 27.7%, 1.7%로 점유율이 내려간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현지 내수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세를 키우고 있다. 삼원계 배터리로 고성능 배터리 시장을 이끌고 있던 국내 배터리사들은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고객사와의 파트너십 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일 세계 1위 완성차 기업인 일본 토요타와 연간 2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제너럴모터스(GM) 등과의 합작법인(JV) 공장을 제외한 단일 수주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토요타는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 북미 판매 2위 기업으로 상대적으로 전기차 시장 진출에 늦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2030년까지 총 30종의 전동화 차량을 선보이고 연간 350만대 판매고를 올린다는 전략을 발표, 추격에 나선 상태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배터리 모듈을 토요타에 공급할 예정으로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2025년까지 미국 미시간 공장에 총 4조원을 투자해 전용 배터리 셀·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생산된 모듈은 토요타 미국 공장에서 팩으로 조립돼 신형 전기차에 탑재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토요타와의 계약에 따라 폭스바겐, 현대차그룹, GM, 스텔란티스, 혼다, 포드, 볼보 등 주요 10대 완성차 기업 중 9곳을 고객사로 두게 됐다. 특히 이번 대규모 공급 계약이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2개의 단독 공장과 6개의 합작 공장을 운영·건설하며 고객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 누적 수주잔고 규모는 440조원이다.   

사진=삼성SDI
사진=삼성SDI

삼성SDI도 현대차라는 굵직한 고객사를 새로 맞았다.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차의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것. 기존 BMW, 스텔란티스, GM 등에 이어 현대차까지 글로벌 완성차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할 6세대 각형 배터리(P6)를 현대차에 공급하며 향후 차세대 배터리 플랫폼 선행 개발 등 양사 협력 관계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SDI는 현대차를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했을뿐 아니라 향후 협력 확대 기회까지 열어둠으로써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각형 배터리를 통한 배터리 폼팩터 다변화로 제품 개발의 유연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고객사 추가 확보와 함께 LFP 배터리 등 제품 개발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셀 구조 개선과 공정 혁신을 추진해 전기차용 LFP 신제품을 2026년 양산할 계획”이라며 전기차용 LFP 제품 생산 계획을 처음으로 공식화 했다.

삼성SDI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 소재 생산과 라인 구축을 검토 중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략마케팅실장은 “LFP 소재 관련 동종업체 대비 시작은 늦었지만 당사만의 제품설계 최적화, 공정·설비 혁신 등을 통한원가 경쟁력 확보와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른 2027년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으로 잡은 삼성SDI는 올해 4분기 고객향 샘플 공급을 시작하고 양산을 위한 대면적화, 고체 전해질 개발, 공급망관리(SCM)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고분자(폴리머)계 전고체 배터리를 우선 생산하고 2030년 황화물계 양산에 들어간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성능 중심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토요타와 현대차도 각각 2027년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완료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와의 시너지(상승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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