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분쟁으로 치솟은 희토류 가격 현재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
대규모 투자 받아 신사업 진행...실적 저조땐 ‘경영권’도 흔들려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오랜 기간 적자를 지속한 성안이 신사업 희토류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희토류 가격은 안정세를 찾은 상태며, 내년부터 본격 제품이 생산되더라도 기대수익 이상을 거둘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성안은 수익성 개선 및 수익 다각화를 위해 올해부터 ‘희토류 제련 및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희퇴류 전문가인 ▲이준영 사내이사 ▲켄지 고니시 사내이사 ▲우상모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베트남 빈증성에 있는 희토류 제련 공장의 생산시설을 추가해, 올해 안에 연간생산량을 144톤에서 72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내년부터 최대 2000톤 생산이 목표다.

또한 전환사채(CB)와 유증을 통해 마련된 막대한 투자금을 희토류 생산 및 설비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까지 ▲베트남생산설비(60억원) ▲원재료 매입(100억원) ▲국내 생산설비 설립(200억원) 등 명목으로 총 360억원의 투자금이 책정돼 있다.

◇ 본업 경쟁력 악화로 7년간 적자 겪어…신사업과 연관성도 적어

이처럼 성안이 신사업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는 데는 본업인 섬유제조생산의 경쟁력이 크게 악화돼서다.

성안의 경우 지난 2015년 연결 기준 32억원의 반짝 흑자 달성 이후 2016년부터 지금까지 8년째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67억원 ▲2017년 –50억원 ▲2018년 –107억원 ▲2019년 –129억원 ▲2020년 –273억원 ▲2021년 –61억원 ▲2022년 –1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 기준 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별도 기준으로는 3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역시 크게 줄었다. 연결 기준 지난 2016년 2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725억원으로 반토막 아래로 줄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15년 기준 183억원이었으나, 올해 6월말 기준 43억원으로 줄었다.

문제는 본업의 경쟁력 악화로 신사업의 지속적인 투자는 어렵다는 점이다. 성안은 현재 섬유제조 생산으로 오랜 기간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속된 영업적자로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성안이 희토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유상증자나 CB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 앞서 보도한 <성안 올해 CB·유증으로 1035억 유치 예정...투자 참여 소수만 막대한 평가차익>에서 보도한 것처럼, 향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으로 인해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

또한 CB의 경우 사채의 성격도 가지고 있어, 희토류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전환하는 대신 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사실상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힘들 수 있다.

이 밖에도 희토류 사업의 경우 본업인 섬유제조사업과 연관성이 적다. 이로 인해 두사업과 향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 떨어지는 ‘희토류’ 가격…타사와 경쟁력 확보도 ‘관건’

성안이 사활을 건 희토류 사업 전망 역시 단기적으로 밝은 편이 아니다. 한때 미중 무역 분쟁으로 희토류의 가격은 올랐으나 현재는 안정화된 상태다.

현재 성안이 시생산중인 NdPr은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 질량비율이 각각 75.8%, 23.8%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산화네오디뮴의 가격은 지난 2022년 2월경 톤당 19만2375달러(약 2억6112만9825원)까지 치솟았으나, 지난달 27일 기준 톤당 7만2250달러(약 9805만7700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광물 가격 상승 전이 2년 전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프리세오디뮴도 톤당 17만3000달러(2억3486만4800원)에서 7만2000달러(9774만7200원)까지 내려갔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와 달리 최근 청정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부문의 수요가 둔화되고, 최대 생산지 중국에서 공급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전방 산업인 중국의 NEV 판매량 둔화 등 수요는 부진했으나 생산 쿼터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공급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중국 희토류 수급이 둔화된 것이 가격, 주가 약세의 핵심 이유다"라며 "이 같은 중국 내수에서의 희토류 수급 악화는 수출량 증가로 이어져 전반적인 가격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중 분쟁 이후 치솟는 희토류 가격을 우려해, 각국에서 다른 동남아국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베트남 등 각 동남아 국가의 생산 시설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 역시 성안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동남아 광물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이들 기업도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진다면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성안은 2024년 연간 1800톤을 생산해 2106억원의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톤당 1억1700만원으로 현재의 가격 수준(15~20%)을 웃도는 수준으로, 희토류 가격이 상승해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내년도 예상 영업이익인 100억원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의 가격보다 하락한다면 적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성안 관계자는 “지난해 광물 가격이 상승할 당시 대량 매입했다면 손해가 클 수 있지만, 성안의 경우 그때그때 시세에 따라 필요한 광물을 매입해 생산할 계획이다”라며 “발주처 역시 계속 협상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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