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가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그 분들의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폭력적 언동이 난무하다”며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지도부와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지지층에 날을 세우며, 신당 창당 또는 제3지대와의 연대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28일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이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양대 정당의 혁신은 이미 실패했거나 실패로 가고 있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절망은 갈 때까지 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절망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갈래의 모색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 분들과 상의하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분들의 문제 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친이낙연계 원외 인사들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실천행동’을 비롯한 제3지대의 신당 창당 모색 움직임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민주주의 실천행동은 지난 26일 온라인 토론회에서 “우리는 새로운 정치‧정당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며 신당 창당을 위한 시민 발기인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이 끝난 뒤 ‘신당 창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다”며 “국가를 위해서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당내 비이재명계 혁신모임 ‘원칙과 상식’의 방향성에 공감하냐는 질문에는 “어떤 행동에 대해 상의하거나 한 것은 없다”면서도 “단지 그 분들의 문제의식과 충정에는 공감한다는 말씀은 ‘원칙과 상식’에도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양향자 의원은 본인이 말씀했던 대로 제가 대표할 때 최고위원을 했던 인연이 있다”며 “그런 모색을 하는 분들과 아직 접촉이 있지는 않지만, 그분들의 충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잘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이재명 민주당 지도부를 거세게 질타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제1야당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하다”며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의 민주당은 내부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내고 건강을 회복했지만,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며 “그 결과로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디어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고,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은 미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도 “이대로 가면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며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윤 정부는 국정비전이나 국가경영 역량이 보이지 않고 과거를 헤집는 일만 두드러졌다”며 “생활물가가 폭등해 서민의 등이 휘지만 정부의 대응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태원 참사, 태풍 피해 확대, 잼버리 파행을 못 막은 무능의 정부를 만들었고 행정전산망 마비에 대한 대처는 무능의 끝이 어디인지를 묻게 한다”며 “대외정책도 위태롭다. 미국‧일본과의 관계만 좋아지면 모든 것이 괜찮다는 식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정치가 위기로 치닫는다. 양대 정당은 심각한 내부 질환을 앓고 있다. 도덕적이지도 않고 능력도 부족한 거대 양당에 의한 정치 양극화를 극복해야 한다”며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 ‘다당제 구현’을 해법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