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조각투자 업체들 잇따른 공모 도전...조각투자 1호 노린다
증권사 업종 넘나들며 협약 체결..."다양한 사물 증권화해 제공 예정"
빠르면 연내 조각투자 시범 운영...토큰증권 내년 본격화될 것

지난 1일 하이투자증권 본사에서 '토큰증권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도현순 투게더아트 대표(왼쪽)와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이투자증권
지난 1일 하이투자증권 본사에서 '토큰증권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도현순 투게더아트 대표(왼쪽)와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이투자증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최근 증권사와 조각투자 관련 기업들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들이 연이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토큰증권 유통시장 개설이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위기다. 업계는 내년 토큰증권의 본격화를 예상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뮤직카우의 음악수익 증권신고서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 뮤직카우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 남자 그룹 NCT DREAM의 노래 'ANL'을 기초자산으로 한 비금전신탁수익증권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금감원의 심사를 통과했다면 8일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금감원의 정정 신고서 제출 요청으로 청약 일정은 미뤄지게 됐다. 뮤직카우 측은 "요구 사항을 최대한 신속히 반영해 정정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일에는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 투게더아트가 일본의 설치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중 하나인 '호박(Pumpkin)' 2002년작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지난 8월 미국 작가 스탠리 휘트니의 'Stay Song 61'을 기초자산으로 한 증권신고서를 철회한지 약 3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열매컴퍼니도 투게더아트와 같은 호박의 2001년작을 기초자산으로 한 증권신고서를, 서울옥션블루는 28일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Dollar Sign)'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1주일 새 연이은 미술 조각투자 플랫폼 3사의 증권신고서 제출은 조각투자 상품 1호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에 대한 상장시장 시범 운영을 위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했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토큰 증권 관련 법안이 입법화되기 전 신종증권의 상장시장 운영이 가능해진다.

토큰증권 제도화 초창기부터 미술품 조각투자는 토큰의 대표적인 예시로 거론돼 관련 업체들은 가치평가 방안을 찾는 등 제반사항들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이 때문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과 동시에 1호 조각투자 상품이 되기 위한 각축전이 벌어진 것이다.

조각투자 업체들의 연이은 공모 도전에 시장도 들썩였다. 결제솔루션 전문 업체이자 토큰증권 관련 대장주로 꼽히고 있는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일주일 새 2배 가까이 급등했으며 투게더아트의 모회사인 케이옥션과 서울옥션블루의 모회사인 서울옥션도 40% 넘게 올랐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각투자와 토큰 증권이 동일한 개념은 아니나 초기 토큰 증권 시장은 비금전신탁수익 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 등 현재의 조각투자 상품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관련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앞다퉈 토큰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조각투자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6일 하나증권은 기술 특허 거래 플랫폼 테크스톰 등을 운영중인 일루넥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나증권 측은 산업계 지식재산권을 금융시장에 접목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5일 교보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각각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인 테사, 투게더아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와 협약을 맺었다. 최서룡 한국투자증권 플랫폼본부장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사물을 안전하게 증권화해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협약의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는 빠르면 연내에 조각투자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이 완료되고 내년 토큰증권 관련법 개정 및 본격적인 증권 발행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계약증권 및 비금전신탁수익증권 시장 시범 개설 방안이 금융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통과되고 본회의에 상정됐다"며 "규제 샌드박스 형태로 빠르면 연내에 구축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사업자들의 증권신고서는 승인만이 남아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토큰증권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토큰증권은 내년 법제화라는 마지막 허들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토큰증권 규정은 완료됐고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모두 샌드박스가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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