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 중저가 브랜드에 부품 공급 확대 계획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서 中스마트폰 브랜드 부상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기 경쟁사인 일본 무라타제작소(무라타)가 중저가 스마트폰용 부품 시장에 집중한다. 내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무라타는 최근 신흥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트랜션과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부품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무라타는 스마트폰 업체에 MLCC와 통신모듈 등 여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무라타는 지난달 진행한 인포메이션 미팅에서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소폭 성장하고, 시장이 양극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간 수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저가폰 부품 시장에 힘을 싣는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트랜션에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랜션의 스마트폰 브랜드인 테크노·인피닉스·아이텔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테크노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났다.
이 브랜드들은 신흥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동남아시아에서 테크노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4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이 지역에서 인피닉스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아이텔은 17% 늘었다. 트랜션의 스마트폰 브랜드 3사는 동남아시아에서 분기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트랜션(테크노·인피닉스·아이텔)의 스마트폰 출하량 순위는 글로벌 5위다. 트랜션은 중국,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휴대폰을 생산해 판매한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에선 출하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나카지마 노리오 무라타 사장은 2024회계연도(2024년4월~2025년3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기존 전망대로 5%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와 같은 신흥시장이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라타는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상당량의 MLCC를 공급해왔다. 하지만 업계에선 내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는 아이폰보단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전기는 내년 스마트폰 MLCC 사업과 관련해 무라타와 반대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폰 갤럭시S24 시리즈 효과로 스마트폰용 고부가 MLCC 공급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탑재된다. 이에 따라 관련 반도체 스펙도 상향돼 MLCC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나올 삼성전자 스마트폰 스펙도 전반적으로 상향돼 삼성전기 MLCC 사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에) 메모리/전력관리칩(PMIC) 탑재 증가에 따른 전류량 증가는 MLCC 탑재량 증가로 직결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