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이석준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은 농협금융의 올해 경영방향으로 '리스크 관리·생성형 AI(디지털)·ESG 내재화'로 설정했다.
이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지금 우리는 또 다시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시대’에 직면해 있다"며 "전쟁과 신(新)냉전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새롭게 고조되고 고금리와 경기둔화, 부동산 발(發) 잠재 리스크 등 경제·금융 시계도 불투명 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은 과도한 민간 부채가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 섞인 눈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업과 비금융업의 경계가 매일매일 가속적으로 허물어지고 있으며, 금융업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금융은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적과 동지의 구분이 어려운 시기에는 '원칙으로', '기본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모든 사업은 고객 시점에서', '일하는 방식은 Zero-Base로'라는 우리의 경영 기조는 다시 한번 더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농협금융이 가야할 방향은 명확하다"며 "우선, 금융업 존재의 근간인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도 선제적·시스템적·촘촘한 그물망식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예측 범위를 넘어선 다양한 잠재위험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어떠한 위기가 오더라도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이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인 고객의 자산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립해야만 고객으로부터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과감하고 멈춤 없는 '미래 준비'가 중요하다"며 "미래 준비의 핵심은 단연코 AI(디지털)와 ESG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산업에 있어서 AI의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불과 1년전 취임사에서 백만 사용자를 얘기했던 chatGPT를 지금은 매주 전세계 1억명이 사용하고 있고, 이제 외부 클라우드 연결없이 스마트폰 같은 개인 모바일기기에 직접 AI를 탑재하는 On-Device AI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AI를 활용해 고객이 기대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금융뿐만 아니라, 곧 다가올 모든 산업과 서비스의 대전환에서 생존을 결정지을 핵심 요건이다"며 "농협금융도 올해부터 사업과 서비스 전 영역에서 생성형 AI를 실장(實裝)하는 준비를 진행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사적으로 구축중인 슈퍼플랫폼에 금융은 물론, 비금융 서비스와 AI까지 탑재하게 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완성형 슈퍼플랫폼'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한가지 꼭 필요한 미래 준비는 ESG 경영의 내재화이다. 기후 위기가 현실화 되면서 그동안 거대 담론으로 여겨지던 ESG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며 "평가·공시 기준의 국제적 표준화 움직임 속에서 머지않아 금융회사는 재무적 성과 뿐만 아니라, ESG 기반의 자금공급과 생태계 조성, 기업의 ESG 전환을 지원하는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올해 농협금융은 ESG를 경영과 사업에 실질적으로 접목하는 원년으로 생각하고, 진심을 가지고 추진할 계획이다"며 "E(환경) First를 중심으로 거래 기업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컨설팅 역량을 확충하는 등 ESG 파트너로서 역할을 늘려가고, 저탄소·녹색금융 등 농협만의 특화된 잠재력과 가치를 접목해 새로운 기업금융 창출의 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