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현대차·기아 차량을 청소년들이 훔친 뒤 영상을 올리는 ‘기아 챌린지’ 등이 미국 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회사측이 ‘시동 차단 장치’ 도입에 나섰다.
5일 현대차 및 기아 북미법인에 따르면 각사는 북미서 판매한 차량 중 보안장치인 ‘이모빌라이저’가 없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대응할 수 없는 차종에 대해 시동 차단 장치를 제공 중이다.
대상은 현대차 △2011~2017년식 엑센트 △2013~2014년식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2011~2012년식 아반떼 투어링 △2011~2012년식 제네시스 쿠페 △2011~2012년식 싼타페 △2011~2012년식 베라크루즈, 기아 △2011-2016년식 포르테 △2011-2021년식 리오 △2014년식 세도나(카니발) △2011-2016년식 스포티지 △2010-2022년식 쏘울 등이다.
미국 내 현대차·기아 보유자들은 각사 사이트에 자신이 보유한 차량의 등록 번호(VIN)를 입력한 뒤 신청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도난 방지 장치는 점화 실린더 프로텍터 형태로, 기존에 알려진 방법으로 차에 접근할 수 없도록 설계돼있다. 신청자들은 무상으로 새 장치를 설치할 수 있다. 또, 각사는 조치를 받은 차에 ‘강화된 도난 방지 장치가 장착됐다’는 메시지가 새겨진 스티커도 배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여름부터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현대차·기아 차량을 절취하는 영상을 SNS나 영상 플랫폼 등에 공유하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을 칭하는 ‘기아 보이즈’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미국 전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들은 영상을 통해 자동차 키 박스의 플라스틱 커버를 제거한 뒤 USB 충전 케이블에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접근, 시동을 걸고 차를 훔치는 노하우(?)를 자랑하듯 공개했다.
현대차·기아는 서둘러 이 같은 접근방식을 막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보안 업데이트를 시행하고, 스티어링휠을 잠그는 안전장치를 무료 배포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는 물론 미국 내 주요 주 정부에서 소송을 제기하자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렉 실베스트리 기아 북미법인 부사장은 "도난으로부터 차량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고객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다"며 "이모빌라이저가 없고 보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없는 차량 소유자는 시동 차단 장치를 즉각 설치할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