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매입비중, 전체 아파트 매수자의 26.7% 차지…역대 최대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김하수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김하수 기자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에코세대’로 불리는 30대가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입 ‘큰손’으로 떠올랐다. 일부 '영끌족'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정책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분석한다.

8일 한국부동산원의 ‘2023년 연령대별 아파트 매입 비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산 연령대는 30대로 전체의 26.7%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기준 부동의 1위였던 40대(25.9%)를 연간 기준 처음 추월한 것으로, 역대 30대 매입 비중으로도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역대 1~11월 동기간과 비교해도 역시 최초로 30대가 40대 비중을 넘어섰다.

현재 30대 주택 수요자는 1차 베이비붐(1955∼1963년) 세대의 자녀 세대로,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가 많고,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지난해 주택시장은 고금리 장기화 속에 정부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 확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으로 저리의 정책대출 수요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2020년과 2021년에 나타났던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이나 무자본 갭투자 현상은 줄었지만, 낮은 금리의 정책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30대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한다. 또한 지난해 전국을 휩쓴 ‘빌라 전세사기’ 영향도 30대들의 아파트 매입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서울은 2019년 조사 이래부터 30대의 매입 비중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지역이었고, △부산(27.2%) △대구(28.5%) △인천(26.9%) △세종(31.9%) 등에서는 작년 30대의 매입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40대 비중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경제력이 있는 5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50대 매입 비중은 21.5%로 2019년 조사 이래 최대였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에 6%가 넘었던 20대 이하의 매입 비중은 지난해 4.5%로 크게 감소했다. 2∼3년 전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산 20대 ‘영끌족’들이 고금리와 집값 하락 영향으로 주택 매수에 신중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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