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고금리 기조도 수익성 악화 영향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지난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로 인해 증권사들의 실적도 크게 줄었다. 국내 증권사들 중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회사는 단 한곳도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엔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지난 2022년의 경우 메리츠증권이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 실적이 크게 위축된 데는 2022년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총액은 42조2218억원이다. 2022년 말(40조206억원) 대비 2조2012억원(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PF 연체율은 10.4%에서 17.2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연체율은 13.85%로 조정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최근 태영건설로 인한 부동산PF 위기가 재점화되면서, 증권업계에서도 관련 부서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7개의 부동산 PF 사업부를 4개로 축소했다. SK증권도 대체투자사업부 산하 본부를 폐쇄했으며, 구조화1·2본부와 통합했다.
게다가 지난해 지속된 고금리 기조로 인해 주식거래량도 크게 줄어들며, 전체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6% 감소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061억원으로 전년과 달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영풍제지 사태'로 인한 미수금 관련 손실(4300억원)이 반영된 탓이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은 1557억원과 12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금융지주 지주 역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7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가량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NH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62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의 예상 영업이익은 각각 1865억원과 46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