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중심 열풍 이어질 것...HD현대마린솔루션 흥행 여부가 중요"
'따블 실패' 에이피알 대비 낮은 공모가, 오버행 우려 적어 따블 가능성 ↑

한국거래소. 사진=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올 1분기 상장한 기업 대부분이 따블(공모가의 2배) 이상을 기록할 만큼 공모주 광풍이 불었다. 주로 중소형 종목이 이끈 공모주 열풍은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이달 말 청약 예정인 '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의 흥행 여부가 남은 2분기 공모주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두 14곳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스팩, 이전상장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2곳이 상장 첫날 따블 이상을 기록했다. 1월에 상장한 우진엔텍과 현대힘스는 따따블(공모가의 4배)을 기록한 반면, 2월에 상장한 이에이트와 유일한 코스피 상장 기업 에이피알은 따블을 기록하지 못했다.

올 1분기 공모주 열풍은 광풍이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초과 제출은 흔한 일이 돼버렸으며 일반 청약에서도 경쟁률 1000대1을 물론 2000대1도 종종 발생했다.

올해 첫 공모주인 우진엔텍은 무려 경쟁률 2707대1을 기록했으며 코셈, 오상헬스케어, 케이엔알시스템 등도 경쟁률이 2000대1을 넘겼다.

지난 2월 초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와 함께 증시가 오르면서 공모주의 열기가 다소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1분기 상장 기업 중 유이하게 따블 기록에 실패한 이에이트와 에이피알 모두 2월 말에 상장한 기업으로 이러한 흐름이 3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관측됐다.

그러나 지난달 상장한 기업 4곳(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삼현, 엔젤로보텍스) 모두 상장 첫날 따블을 기록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업계는 공모주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중심의 과열된 공모 양상은 4월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중소형 종목들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이달 수요예측 예정인 중소형 종목은 모두 5곳으로 제일엠앤에스,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코칩, 이노그리드다. 이 중 제일엠앤에스, 민테크, 코칩은 배터리 관련 기업이고 디앤디파마텍은 바이오 관련 기업으로 모두 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분야 기업들이다. 올 1분기 상장한 이닉스, 오상헬스케어는 각각 배터리, 바이오 관련 기업으로 상장 첫날 따블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조 연구원은 "오는 5월 9일 상장이 예상되는 조단위 시가총액 기업인 HD현대마린솔루션을 기점으로 과열된 분위기의 반전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실적에 대한 점검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짚었다. 통상적으로 조단위 시가총액 기업의 IPO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그룹의 계열사로 선박 AS사업을 영위 중이다. 선박 부품들의 유지 보수와 출항유 공급 사업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약 6524억원으로 상장이 완료되면 시가총액 4조원에 육박해 2분기 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월 올해 첫 대어로 꼽힌 에이피알이 비교적 아쉬운 성적을 거둔만큼 HD현대마린솔루션의 흥행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에이피알의 아쉬운 흥행은 25만원이라는 높은 공모가가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이었으며,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알의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의 37%였다.

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희망 공모가액 상단은 8만3400원으로 에이피알보다는 낮아 비교적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이며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도 약 16%로 오버행 우려도 적다.

이로 인해 첫날 따블에 실패했던 에이피알과는 달리 HD현대마린솔루션은 따블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이번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공모는 절반이 구주매출로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첫날 흥행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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