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를 “오만하고 무도한 권력”이라고 비판하며 정권 심판을 위한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론전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홍 원내대표는 “우리 정치도 서로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경쟁하고 협업하자”며 ‘협업의 정치’를 강조했다.
◇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경제‧민생 파탄 직전”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이날 홍 원내대표는 윤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정권 심판론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 정부 2년 만에 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경제와 민생은 파탄 직전이다. 국격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정과 상식은 흔적도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정부의 오만과 독선의 정치는 타협과 합의의 기능을 잃은 채 극단적인 대립과 증오‧혐오에 포획되고 있다”며 “여기에는 민주당의 책임도 있다. 부족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민주당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 국민의 선택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느냐, 과거로 뒷걸음질치느냐, 민주주의를 회복하느냐, 권위주의로 회귀하느냐, 공정하고 상식적인 사회로 가느냐, 반칙과 특권이 판치는 사회로 가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달라. 민주당이 바뀌겠다. 더 잘하겠다”고 호소했다.
◇ “우리 정치, 상대 인정과 존중 부족해”
또 홍 원내대표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 정치는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부족하다”며 “서로를 조롱하며 극단으로 치달아 대화와 타협의 문을 닫는 나쁜 정치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압수수색과 보복수사로 입을 틀어막는 일이 다반사”라며 “최근 우리 국민은 대통령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국회의원과 카이스트 졸업생이 입이 틀어막힌 채 사지가 들려 끌려나가는 참담한 모습을 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와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의회정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겠다”며 “무도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권력에 힘껏 맞서겠다”고 말했다.
◇ 협업과제로 ‘공정경제, 혁신경제, 기후위기, 저출생’ 제시
홍 원내대표는 ‘경쟁하고 협업하는 정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과연 우리는 국민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 사회적 갈등을 잘 조정하며 중재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자”며 “이제 우리 정치도 서로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경쟁하고 협업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 시대에는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 협력(Cooperation), 조정(Coordination), 소통(Communication) 등 3C형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야 협업의 씨앗을 뿌려 22대 국회에서 활짝 꽃피어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위한 정치 협업과제’로 △공정 경제 △혁신 경제 △기후위기 대응 △저출생 대책을 제시했다.
홍 원내대표는 ‘공정 경제’와 관련해 “경제 침체의 원인을 세계 경제 탓만으로 돌리고 국민 각자도생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윤 정부의 경제정책이고 위기 해법인가”라며 “국민의 경쟁과 욕망만을 부추기고 국가 역량을 소모하는 경제정책이 아니라 국민이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경제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 경제’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은 언제나 우리에게 호재”라며 “독자적 초거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한국판 IRA법’을 적극 마련해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보다 앞선 기술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통 크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서는 “지난해 대한민국의 기후변화 대응순위는 실질적으로 꼴찌인 셈이다. 참담한 성적표”라며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회복과 RE100 달성을 위한 관련 지원 제도와 예산 복원, 해상 풍력 보급 확대 법률안 국회 처리 등을 제시했다.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서는 “여당도 민주당이 국민께 약속드린 결혼‧출산 지원금 도입 등에 화답해 주시길 희망한다”며 “총선 이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필요한 입법 과정을 진행해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자”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홍 원내대표는 “지금 ‘법대로’밖에 남지 않은 대한민국 정치는 다시 신뢰를 기반으로 경쟁하고 갈등하며 협상을 통해 타협과 합의의 길을 찾는 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며 “이제 여야와 진보‧보수를 떠나 정치가 관용적 태도를 바탕으로 협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