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에 엑시노스 공급 확대…방열 성능 높여 기사회생
갤럭시A 등 중저가폰용 엑시노스는 기존 패키징 이용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용 고사양 엑시노스에는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징(FOWLP) 기술만 적용하기로 했다. 갤럭시A 등 보급형 제품에 들어가는 엑시노스에는 기존 패키징 방식을 그대로 사용한다.
엑시노스는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브랜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될 갤럭시S25 시리즈에 들어갈 '엑시노스2500(가칭)'에 FOWLP를 적용한다. FOWLP는 반도체를 웨이퍼에 직접 실장해 인쇄회로기판(PCB)을 사용하지 않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다.
패키징 두께를 얇게 하면서 패키징 면적은 넓게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열이 닿는 면적이 커져 방열 성능이 향상된다. 기존 패키징온패키징(PoP) 방식보다 전기적 특성도 우수하다.
FOWLP는 앞서 갤럭시S24 시리즈에 들어간 '엑시노스2400'에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용 프로세서에 이 기술을 최초로 사용했다.
FOWLP를 적용할 엑시노스는 프리미엄폰용으로 한정된다. 갤럭시A 등 중저가폰에 들어가는 엑시노스는 기존의 PoP 방식을 사용한다. PoP는 모바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으로, 적층 패키징 구조 특성상 양품률을 높이기 쉽다는 장점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수년내 중저가폰용 엑시노스에 FOWLP를 적용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이 패키징은 기존 방식 대비 비용이 2~3배 비싼 것으로 파악된다. 중저가폰은 부품원가를 되도록 낮춰야 하는 특성상 고가의 패키징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방열에 자신감을 얻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앞으로 프리미엄폰에 엑시노스 공급 비중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24 시리즈와 관련해 엑시노스 사용을 크게 늘리는 강수를 뒀다.
미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 출시되는 '갤럭시S24'와 '갤럭시S24 플러스'에 모두 엑시노스2400이 탑재됐다. 2022년 갤럭시S22 시리즈에선 유럽, 중동 등 일부 지역 모델에만 엑시노스를 사용했다.
엑시노스는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기사회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사양 엑시노스는 2022년 갤럭시S22 시리즈의 발열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면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전량 탑재됐다.
엑시노스 비중을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 측면에서 퀄컴과의 동맹도 기대할 수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 '스냅드래곤8 2세대', '스냅드래곤8 3세대' 등은 모두 대만의 TSMC가 생산했다. 퀄컴과의 관계에서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스냅드래곤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파운드리사업부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스냅드래곤을 다시 삼성이 생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엑시노스2500에는 전작보다 진보한 미세공정도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2세대 3나노 공정(SF3)으로 이 칩셋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속도와 전력효율 측면에서 전작보다 향상된다. 엑시노스 2400에는 3세대 4나노 공정이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