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열 송재열교육개혁연구소 소장
[데일리한국 편집팀 ] 오랫 동안 교육계에서 일하며 우리 나라 발전을 가장 가로막는 것이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수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0년이 넘은 이 시험은 해마다 지속적 변종으로 발전하여 이제는 더 이상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괴물이 되었다. 저출산의 시작도 사실은 수능 때문이다.
제대로 된 수능시험이라면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시작하여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11월까지 열심히 준비하면 어느 정도는 성적을 받아서 자기가 원하는 대학 또는 의대에도 진학이 되어야 한다. 초기 수능은 그것이 가능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수능시험은 사교육과 전쟁을 벌이며 사교육이 못 따라오게 더 어려워지고, 사교육 업체들은 더 어려운 수능을 더 어렵게 가르쳐서 현재는 초5 때부터 준비하고 심지어 고3이 아닌 재수, 삼수라는 말을 무찌르고 N수라는 용어까지 탄생시킨 주범이다.
초등부터 N수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을 수능시험에 몰입한 우리 학생들은 더 이상 공부에 애착이 없다. 그러다 보니 대학가면 적당히 시간을 보내는데, 이 시간조차 4년이라는 시간이 부족하다 생각해서 휴학을 하며 사회 진출을 늦춘다.
남자들은 군대까지 다녀오고 막상 대학 졸업하고 사회진출을 하면 이제 서른살쯤 사회 초년생이 된다. 그때 받는 첫 월급은 자신에게 투자했던 사교육 비용과 비교하면 한달 학원비도 안되는 돈이 된다. 그러면 결혼은? 나 혼자 먹고 살기도 빠듯한 월급에 누가 결혼하고, 누가 애를 낳아 기를까? 바로 우리의 출산율을 막는 주범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러면 대안이 있어야 수능을 폐지하지 않는가? 사실 이미 대안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다. 어느 모 정치인 가족사로 인하여 온 국민은 학종을 입시의 비리로 생각한다. 절대 아니다. 10년 전 학종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에 부모님 직업과 외부 스펙을 모두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의 폐단을 알게 된 대학과 교육부는 더 이상 이런 불평등을 없애고자 학교에서 결정된 활동 이외에는 절대 기록하지 못 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근래에는 더 이상 외부활동으로 학생부에 기록하여 대학가는 일은 없어졌다. 학교 선생님 수업 잘 들어서 내신성적 잘 받고, 수업시간에 수행평가로 주어진 활동을 자신의 진로와 맞추어 잘 했다면 그 학생은 수능시험 안보고 대학의 면접을 통해서 속칭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며 학과인 서울대학교 의예과도 합격하고 있다. 특히 사교육이 손 닿지 않는 지방에서도 사교육 없이 자신이 꿈꾸던 대학과 학과에 입학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공교육은 잘못이 없다. 수능이라는 괴물 때문에 사교육이 판을 치고 있어 학교 선생님들의 열정이 떨어진 것이다. 어디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소리는 다 학원가와 교육을 모르는 정치인들이 하는 말이다. 수능이 없어지고, 내신과 학교활동으로 대학에서 학생을 1차 선발하고, 선발된 학생들을 면접을 통해서 본인이 정말 이 진로에 맞는 학생이라는 것이 판단되는 학생들을 대학은 뽑으면 된다. 이것이 학생부종합전형이다.
그러면 내신 받기 어려운 서울권 학교들의 학생들은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분산도 될 것이다. 그렇게 학교 수업만으로도 대학가고, 수능을 위해 몇 년을 투자해야하는 대형학원들이 없어진다면 우리 나라의 출산율은 머지 않아 다시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 수능폐지가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