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불발시 획정위 원안 처리 전망...'쌍특검법' 재표결도 협상 의제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도서관 개관 72주년 기념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4.2.20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본회의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진행 예정이었던 전체회의를 취소했다. 선거구 획정에 대한 여야의 물밑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막판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개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실에서는 본회의 직전인 29일 오전 10시 개의 예정으로 당내에 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에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났으나 이견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여야가 마지막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의 원안이 통과된다. 

민주당은 당초 합의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특검) 재표결 파기 카드까지 꺼내들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획정위 원안에 따르면 부산 북구, 인천 서구, 경기 평택·하남·화성, 전남 등 6곳에서는 1곳씩 늘어난다. 반대로 서울 노원과 부산 남구, 경기 부천·안산, 전북, 전남 등 6곳에서 선거구가 1곳씩 줄어든다.

야당 텃밭으로 분류됐던 전북, 서울 노원과 경기 부천·안산 등의 선거구가 줄어들게 되면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됐다. 이에 민주당은 여당 텃밭인 부산의 지역구 조정 요구해왔으나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돼 왔다.

◇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조정 못해" vs 민주당 "쌍특검법 재표결 파기"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도서관 개관 72주년 기념행사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4.2.20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도서관 개관 72주년 기념행사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4.2.20 사진=연합뉴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부산 추가 조정은 남구를 둘로 나누고 북·강서를 기존대로 유지하자는 것으로, 쉽게 말해 민주당 박재호 전재수 의원을 살리기 위해 선거구를 그렇게 조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선거구 획정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지금 쌍특검 표결을 안 하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강원에 서울 면적의 8배가 넘는 ‘거대 선거구’(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가 생긴다며 획정위 원안에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당 지지세가 강한 곳인 데다가 문화와 환경 등 생활권이 다른 6개의 시·도를 묶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정개특위에서 국민의힘이 요청한 비례대표 1석을 줄이는 안은 얼추 합의가 됐었다. 그 의석을 전북 지역구에 줄지 등을 두고 미세 조정만 남은 상황이었다"면서 "그런데 오늘 윤재옥 원내대표가 갑자기 입장을 틀어버린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얘기가 다 된 것을 이런 식으로 하면 쌍특검법 도입 법안을 내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없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도 "국민의힘의 이중잣대와 무책임한 말 뒤집기에 규탄한다"면서 "두번이나 국힘이 약속 뒤집고 자기입장을 일방적으로 번복하면서 마치 민주당이 협상 깬 것처럼 후안무치, 적반하장식으로 나오는 거에 대해 강력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힐난했다.

한편, 양당은 서울 종로 등 8개 선거구를 구역 조정 없이 현행대로 유지하는 4개 특례구역 지정안에는 합의에 이른 상태다. 특례구역은 △서울 종로, 중성동 갑·을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을, 속초인제고성양양 △경기 양주동두천연천 갑·을 △전남 순천광양구례곡성 갑·을 등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