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의 중고차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 단종된 디젤차가 특히 인기다.
8일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에 따르면 이달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정상거래된 포터2 디젤의 시세는 평균 1297만원으로 3개월 연속 감가 없이 유지 중이다. 지난해 8월 1317만원과 비교해도 20만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봉고III도 비슷하다. 중고 디젤차의 평균 시세는 1430만원으로, 지난해 11월(1440만원)부터 4개월 간 감가액은 10만원에 불과하다. 통상 중고차 시장에서 적어도 월 1% 이상씩 감가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포터와 봉고는 신차 시장에서도 국내 베스트셀링카 상위권에 항상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1톤급’이라는 분류가 무색할 정도로 적재중량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성이 중요한 자영업자들은 해당 차량들을 구하기 위해 수개월씩 신차를 기다리거나 중고차를 찾는다. 중고차 시장에선 ‘포터·봉고는 굴러만 가도 팔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최근 시세 추이는 ‘과열’이라 해석될 정도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케이카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가 매월 1% 안팎으로 빠지는 점을 고려하면 유지나 1% 미만의 소폭 하락 등은 사실상 상승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포터·봉고 중고 디젤차의 인기는 올해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의 영향이 크다. 대기 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과 해당 지역에서 배출되는 물질이 오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되는 지역인데, 올해부터 어린이 통학버스와 소형 택배 화물차의 디젤차 신규 등록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11월 포터와 봉고의 디젤차를 단종하고 LPG차로 전환한 바 있다.
디젤이 빠지면서 신차 판매는 저조하다. 각사 판매자료에 따르면 올 1~2월 누적 판매대수는 포터 1만1282대, 봉고는 6151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2%와 51.0% 감소세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포터와 봉고 실사용자 중에 여전히 LPG보다 디젤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다”며 “올해는 전기차 보조금 책정이 늦어져 지난해까지 많았던 전기차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