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C이테크건설→SGC이앤씨, 삼성엔지니어링→삼성E&A 변경
건설업 탈피…친환경‧에너지사업 등 사업영역 확장 움직임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건설업계에 사명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명 변경을 통해 종합건설사로서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고, 신사업 확장을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전날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열린 제42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SGC이앤씨(SGC E&C)’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새 사명에 포함된 ‘E&C’의 E는 Engineering(엔지니어링), C는 'Leading EPC(설계·조달·시공)'의 의미를 담았다. ‘건설’을 떼고 ‘EPC’를 내세워 플랜트 부문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
실제로 SGC이앤씨는 연초 해외에서 잇따라 플랜트공사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글로벌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 1월 6900억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화학 플랜트 설비 공사 계약을 따냈으며,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법인 ‘APOC’로부터 약 2500억원 규모 ‘IPA(아이소프로필 알코올)’ 생산 설비공사를 수주했다.
이우성 SGC이테크건설 대표는 “올해는 신규 사명과 함께 해외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 선도 기업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며 “국내에서는 안정성 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기업 가치를 한층 높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도 33년만에 사명 변경도 추진 중이다.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삼성E&A’로 사명을 교체하겠다는 정관 변경안건을 상정했다.
새로운 사명인 삼성E&A의 ‘E’는 엔지니어(Engineers)의 앞 글자다. 동시에 회사의 미래사업인 에너지(Energy)와 환경(Environment)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뜻도 있다. ‘A’는 ‘앞선’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Ahead’에서 따왔다. 차별화된 혁신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회사의 가치와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앞으로도 에너지 전환 시대에 수소 및 탄소중립 분야 선제적 기술 확보와 이를 위한 사업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새로운 사명을 계기로 회사의 미래 준비 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사업 수행 능력은 더욱 단단히 하고, 신규 사업은 기술 기반으로 빠르게 기회를 선점해 지속 가능한 회사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건설업계의 사명 변경 바람은 3년여 전부터 불기 시작했다. 앞서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DL이앤씨(옛 대림산업),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 신영씨앤디(옛 신영건설) 등도 사명을 바꾸고 주력사업인 건설업에서 탈피해 친환경, 에너지사업 등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잇따라 사명 변경에 나서는 건 전통적 주택사업의 한계를 벗어나 사업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친환경·ESG 트렌드에 맞춰 신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건설업황이 워낙 안좋다보니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건설사가 그만큼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