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철강업계가 자가발전 확대로 온실가스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일종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해 말까지 포항 형강공장에 폐열발전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LNG발전의 도입을 검토한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8년까지 충남 당진제철소에 LNG자가발전 시설을 도입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LNG 발전 등으로 전체 전력 수요의 80% 이상을 충당하고 있다.
전기로를 통한 조강(粗鋼) 생산은 철광석 또는 철스크랩을 전극봉으로 녹이는 방식이다. 탄소중립이나 RE100 이슈에 대응하려면 재생에너지로부터 전력을 얻는 게 필수적이다.
하지만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은 부지 확보와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 기존 전력시스템을 대체할 만큼의 부지 확보가 어려우며, 재생에너지 공급의 간헐성 문제 때문에 완전한 대체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를 감안하면 철강 가격이 오르는 것도 고민거리다.
환경단체 등은 LNG가 아니라 재생에너지로부터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LNG가 석탄보다 탄소 배출이 적지만 그 차이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NG발전으로 대체해도 결국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당장 재생에너지로 전환이 어렵다. LNG발전에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LNG와 수소를 섞은 ‘수소혼소발전’이나 ‘수소발전’ 형태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철스크랩의 활용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이는 전기로에서 철스크랩을 활용해 만든 쇳물(용강)을 고로에서 만들어진 쇳물(용선)과 혼합해 고급강을 만드는 내용이다.
철강 제조 방식은 고로와 전기로로 나뉘는 데 고로는 비교적 고급강을 만들 때 활용된다. 다만 고로 운영 과정에서 배출되는 막대한 온실가스는 골칫거리다.
철스크랩을 활용해 고급강을 만들면 그만큼 고로의 가동을 대체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철스크랩 재활용 증대의 효과도 낸다. 다만 일각에선 “온실가스를 적게 보이게 하려는 꼼수”라며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기술에 대한 공감대 확보를 위해 정책적인 조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친환경 철강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 간 경쟁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