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구속기소됐다.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허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 18명과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 법인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피비파트너즈 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사측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자 2021년 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지회 소속 조합원 570여 명에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지회 소속이라는 이유로 승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주거나 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모집을 지원하고 한국노총 노조위원장에게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 인터뷰 등을 하게 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지회장이 근로자 대표로 선출되자 황재복 당시 SPC·피비파트너즈 대표를 질책하며 한국노총 노조를 과반 노조로 만들어 민주노총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박탈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택 부근의 SPC 건물 '패션5' 인근에서 민주노총이 집회를 이어가자 황 대표에게 민주노총 조합원 탈퇴 작업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황 대표를 통해 지시를 전달받은 피비파트너즈 임원들과 8개 사업부장, 제조장, 현장 관리자들은 '탈퇴 종용'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피비파트너즈 측은 제빵기사들의 근무지 등 개인정보를 한국노총 소속 노조위원장에게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한편 황 대표는 지난달 4일 먼저 구속기소됐으며, 피비파트너즈 소속 일부 사업부장과 제조장 등 24명은 지위와 역할,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기소 유예 등 불기소 처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