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영업통 '흙수저 신화'로 이베스트투자증권 성장 이끌어
연임후 실적 하락세지만 리스크 관리·사업구조 개편으로 돌파
우리투증·NH투증 이어 LS증권 출범까지 도맡아 점프 자신감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가 6월에 새출발하는 LS증권의 밑그림을 그리게 됐다. 그는 과거 우리투자증권 대표 시절 NH농협증권에 흡수되면서 새로 출범한 NH투자증권의 초대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2019년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표직을 맡은 이후 회사를 급성장시킨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업황 악화에 따른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춤하고 있다.

임기를 1년 남긴 김원규 대표는 올해 명예 회복을 위해 안정적인 수익과 신사업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를 17일 밝혔다.

◇ 20년 영업통...'형님 리더십'으로 안정화·수익성 성과 

김원규 대표는 20년 넘게 영업 부문에 몸담은 영업통이다.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해 10년 넘게 지점 영업을 펼치면서 35세의 나이로 LG투자증권 최연소 포항지점장에 올랐으며 이후에는 퇴직연금영업담당, 연금신탁영업담당, WM영업1본부장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평사원 출신 대표이사라는 흙수저 성공 신화를 썼다. LG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으로 합병된 뒤 2013년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NH투자증권 합병 이후 초대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김 대표의 성공 노하우는 적극적인 스킨십과 소통 중심의 '형님 리더십'이다. 그는 후배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직원들을 사기를 북돋아 주는 덕장 스타일이다. 특히 그의 리더십은 우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합병 이후 회사를 안정화시키면서 더욱 빛났다.

2013년 기준 자기자본 1조원이 채 안 되던 NH농협증권이 자기자본 2위이자 3조원이 넘는 우리투자증권을 원활히 흡수하고, 시장에 연착륙시키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합병 첫해인 2015년 2142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 3496억원으로 63%나 늘어났다.

◇ 업황 불황에 실적 급감...순익·자기자본 제자리

우리투자증권부터 NH투자증권까지 연달아 좋은 성적을 내는 데에 성공한 김  대표는 2019년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취임하면서 임기 내 자기자본 1조원 돌파, 이익순위 10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급성장했다. 임기 첫해부터 당기순이익 515억원을 기록해 전년(340억원) 대비 50% 넘게 증가시킨 김 대표는 2년 차인 2020년에는 1260억원으로 성장 폭을 2배로 늘렸다. 2021년에도 당기순이익 1608억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 취임 당시 목표로 하던 자기자본도 2019년말 5149억원에서 2021년말 9286억원으로 목표 달성이 임박하기도 했다.

당시 동학개미운동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주식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최초 인터넷 증권사이자 온라인 거래에 특화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수혜를 봤다. 2019년 287억원이던 수탁수수료 수익이 2020년과 2021년 모두 600억원을 넘어섰다. 

또 김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IB 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IB 부문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측은 2021년 당시 IB 부문이 전년 대비 70% 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김 대표는 2022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2년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김 대표가 끌어올린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실적도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주식 시장이 위축됐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수익 감소가 큰 타격이 됐다. 금융당국이 부동산PF 관련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을 주문하면서 이를 반영해 손실이 급증했다.

2021년 1608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2022년 297억원으로 무려 80% 넘게 줄었으며 지난해 287억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200억원대 순이익은 10년 전인 2014년에나 볼 수 있던 수치다. 아울러 자기자본도 2년 넘게 9000억원대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사진=연합뉴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사진=연합뉴스

◇ 6월 LS증권으로 새출발...노하우·경험에 거는 기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와 사업구조의 리모델링을 강조했지만, 업황 불황을 이겨내지 못한 김 대표는 올해 다시 한번 리스크 관리와 신사업 발굴을 주문했다. 지난해까지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적극 쌓은 점은 올해 반등을 기대할 만한 요소다.

아울러 6월 LS그룹 편입과 함께 LS증권으로의 새출발도 앞두고 있어 모기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S머트리얼즈 상장 당시 인수자로 참여했는데 이는 3년 만의 IPO 관련 행보였다. 이와 같이 IPO뿐만 아니라 회사채 발행 등 여러 방면에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어 LS그룹으로의 편입은 호재로 여겨진다.

이에 우리투자증권 합병과 NH투자증권 출범 경험을 갖춘 김 대표의 경험과 역량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곧 출범할 LS증권의 빠른 안정화가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김 대표에게도 중요하다. 그의 적극적인 소통을 중심으로 한 '형님 리더십'이 올해 다시 한번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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