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 등 기술이 물류에 빠르게 적용되면서 포워딩(국제운송주선)에 대한 디지털화가 강조되고 있지만 해운업계의 도입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2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디지털 전환 시대의 글로벌 물류 트렌드 설명회’에서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화주가 물류 기업을 찾은 후 협상·계약을 맺고 해당 기업의 서비스를 평가할 수 있는 단계별 디지털 시스템의 수요가 커질 것”이라면서도 “거래가 복잡하고 귀찮으면 선택을 받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서비스 거래 단계별로 거래비용(Transaction Cost)를 줄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라며 “업계가 물류 생태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오픈 마인드로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워딩은 수출입 시에 필요한 견적 확인, 화물 추적, 포장, 상품 보관, 입출고 등 업무다.
디지털 포워딩 기법은 진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셀러노트는 지난해 HMM, 머스크(MAERSK), ONE 등 글로벌 주요 해운사와 기술 연동이 가능한 디지털 포워딩 서비스 ‘쉽다’를 공개한 바 있다.
해운사들은 '쉽다'에서 선적 스케줄 및 운송료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셀러노트는 단순 견적 조회 등에서 나아가 물류 전반의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줄이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또 수출입 물류 플랫폼 기업 트레드링스는 업체별 취급 품목 및 물동량, 서비스 국가 등 정보를 제공한다. 해운사뿐만 아니라 관세사, 무역 컨설팅, 포장 등 수출입 물류 관련 기업의 정보를 모았다.
이처럼 물류 업계를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실제 도입할 여력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화주사들의 공감대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물류회사 퀴네앤드나겔의 정광호 부장이 지난 2월 발표한 ‘프레이트 포워딩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핵심 성공요인에 관한 연구’에선 △물류비 절감에 우선해 업체를 선정하는 화주사의 관행 △디지털 플랫폼보다 전화나 이메일 등을 사용하는 행태 △운송주선인과 화주사들의 단기계약으로 장기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기 어려운 점 등이 디지털 전환의 걸림돌로 분석됐다.
해운물류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포워딩 사용 시 발생하는 업무 효율성 등 이점에 대한 홍보가 미흡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지털 포워딩이라고 하면 비교적 작은 규모의 기업만 핸들링이 가능하다는 편견이 있다”라며 “고객사들에게 조금씩 스며들고 있지만 아직은 적용에 한계가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