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신지연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홍역 발생 건수가 32만건을 넘었다. 전년도보다 거의 두 배 증가한 수치이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코로나19 대유행 직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증 할 수 있다.
WHO의 패트릭 오코너 박사와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소의 한나 노히넥 교수팀은 27일부터 30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전염병 학회(ESCMID) 세계총회에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32만1582건의 홍역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보다 88% 증가힌 수치다.
올해도 홍역 발생 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달 초까지만 해도 9만4481건의 홍역이 보고됐고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홍역 발생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다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는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어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발생한 홍역 중 45%가 WHO 유럽 지역에서 발생했다. 예멘, 아제르바이잔, 키르기스스탄은 세계에서 홍역 발병률이 가장 높다.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서 홍역 발생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의 홍역 발생 비율은 2017년 80%에서 2022년에는 94%로 증가했다. 반면에 고소득 국가에서의 홍역 발생 비율은 5%에서 1%로 감소했다.
노히넥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사람 간 접촉이 제한되어 홍역 등의 전파가 감소했지만 예방접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홍역 발생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코너 박사는 "2000년부터 2022년까지 홍역 백신 접종으로 전 세계에서 약 5700만명의 사망을 예방하였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접종률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지역별 접종률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과 국가별 백신 접종률의 격차가 발병의 잠재적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지역과 국가의 백신 접종률을 균일하고 공평하게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