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이스라엘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자를 상대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할 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으름장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2명의 이스라엘 당국자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네타냐후 총리 등을 겨냥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가 현실화하면 그 책임이 PA에 있다고 간주할 것”이며 “강력한 조처로 보복을 단행해 붕괴로 이르게 할 것”이라고 미국에 통보했다.
또 이스라엘은 “PA 당국자들이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토록 ICC 기소검사를 압박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미국 측에 말했다.
최근 이스라엘에선 ICC가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에 대해 가자전쟁의 책임을 물어 곧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 등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방해한 혐의 등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ICC 체포영장 발부설에 우려를 표하고 “이를 막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ICC 체포영장 발부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PA가 무너질 경우 미국의 가자전쟁 전후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주권을 인정, 각기 독립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게 한다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 가자전쟁이 끝나면 과도기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2명의 미국 당국자가 “바이든 행정부는 ICC 당국자들을 비공개적으로 접촉해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체포 영장발부는 실수가 될 것이며, 미국은 그러한 조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라고 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