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냉면 가격 1만1538원…전년비 7.9%↑
치솟는 외식물가에 집에서 먹는 면제품 수요 늘 듯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식품업계가 여름 면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냉면·비빔면’ 등 자사 대표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이색 신제품을 출시해 고물가 속 성수기 수요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3%로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 평균(2.9%)를 웃돈다. 벌써 35개월째 외식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평균을 넘어섰다. 특히 여름 대표 음식 냉면은 4.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지난 3월 기준 서울 지역 냉면 가격은 1만153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92원)보다 7.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워지는 날씨 속에 냉면 가격이 오르며 부담이 커지자 비교적 저렴하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면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기존 ‘동치미물냉면’의 맛과 패키지를 전면 리뉴얼해 내놓았다. 동치미물냉면은 평안도식 정통 레시피로 간편식 냉면 시장에서 19년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제주산 겨울무로 담근 동치미 육수와 고온에 볶은 메밀로 쫄깃한 면발이 특징이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육수에 동치미 함량을 높이고 레몬즙을 더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을 구현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제품포장 디자인도 바꿨다. 냉면이 떠오르는 시원한 푸른색을 바탕으로 제품명과 이미지 크기를 키워 ‘깊고 시원한 육수’라는 특장점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풀무원식품도 최근에 별미냉면 2종 ‘회냉면’, ‘칡냉면’을 출시했다.
회냉면은 전문점에서 즐길 수 있던 명태회무침의 비빔냉면이다. 고구마전분을 넣은 면으로 쫄깃한 함흥식 냉면 특유의 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사과즙을 사용한 풀무원 특제 비법이 담긴 숙성 비빔장으로 달짝지근하면서도 맛있게 매운맛을 완성했다.
칡냉면은 달콤한 배와 새콤한 라임, 레몬을 넣은 맑은 동치미 국물과 양파, 무, 마늘을 넣어 만든 매콤한 양념장을 더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물냉면이다.
여름 면시장 강자인 비빔면도 달아오르고 있다.
팔도는 ‘팔도마라왕비빔면’(마라왕비빔면)을 선보였다. ‘마라왕’은 핵심 재료인 ‘마라’와 최고를 의미하는 ‘왕’의 합성어로 팔도가 선보이는 자체 라면 브랜드다.
회사측은 "신제품 콘셉트는 ‘Cool한 마라맛’"이라며 "차가운 면과 잘 어울리는 한국식 마라 분말스프를 개발하고 산초와 베트남 하늘초를 배합해 평소 향신료에 익숙지 않아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배홍동을 용기면으로 신제품 ‘배홍동큰사발면’을 내놨다. 이 제품은 그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홍동 한정판 에디션의 장점을 조합해 용기면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배,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숙성해 만든 새콤달콤한 비빔장에 한정판 ‘챌린지에디션’에 적용했던 하늘초를 더해 깔끔하고 매콤한 맛을 한층 살렸다. 조리시간도 2분으로 단축해 간편함을 더했다.
오뚜기도 대표 비빔면인 ‘진비빔면’을 용기면으로 출시했다. 취향에 맞게 냉비빔면 또는 온비빔면 두 가지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냉비빔면은 끓는 물을 표시선까지 붓고 4분 후 물을 버린 다음 냉수로 헹궈 액체스프와 비비면 완성되며, 온비빔면은 2분 30초 후 물을 버리고 액체스프를 넣으면 된다.
일일이 구멍을 뚫어 물을 버리는 방식이 아닌, ‘간편콕 스티커’만 제거하면 물을 따라 버릴 수 있어 입안 가득 시원한 진비빔면을 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이지락’(Easy Lock) 기능도 있어 덮개나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고도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쉽게 고정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부담에 외식이 꺼려지는 소비자들을 위해 전문점에서 맛보던 별미 면 요리를 가정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며 “성수기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한 제품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