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부회장 지분 정리…효성화학 6.3%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각자 경영'을 선언한 효성그룹 3세가 계열사 지분 정리에 나선 가운데 부채비율이 5000%에 육박하는 효성화학의 위기 타개책이 관심사로 떠오른다.
효성은 지난달 30일 그룹사 분할을 휘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존속회사 효성과 효성신설지주(가칭)로 나누는 것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이끌 존속기업에는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효성티엔에스 등의 회사가 남는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경영을 맡을 효성신설지주에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효성첨단소재·비나물류법인·효성토요타·효성홀딩스USA·광주일보 등 6개사가 포함된다.
조 부회장은 계열사 지분 매각에 바쁜 모습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친족 간 계열분리를 위해선 상장사 기준으로 상호 보유지분을 3% 미만(비상장사 10%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조석래 명예회장 별세 직후 효성중공업 주식을 팔아 지분율을 3% 미만으로 줄였다. 효성중공업 보통주 20만5407주(2.2%)를 장내 매도, 지분율을 종전 4.88%에서 2.68%로 낮춘 것이다. 반면 조현준 회장은 분리되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조만간 효성화학 지분 매각도 이뤄질 전망이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효성화학 보통주 23만3663주, 지분율 6.3%를 보유하고 있다. 효성화학 최대 주주는 효성으로 32.84%를, 조현준 회장이 7.37%,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 지분율이 6.16%다. 조 부회장 보유 지분 가운데 절반 이상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적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효성화학은 조 회장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계열분리 후 효성티앤씨의 바이오 스판덱스, 효성중공업의 액화수소 등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게 조 회장의 구상인데, 효성화학의 경영난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5000%에 이르는 효성화학 부채비율은 효성 베트남 법인인 비나케미칼이 원인으로 꼽힌다. 효성화학의 100% 자화사인 비나케미칼은 지난 2년동안 매해 300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비나케미칼에 대한 효성화학의 채무보증은 7번에 이른다.
최근 효성화학은 비나케미칼이 한국산업은행 싱가포르지점에서 빌린 206억7750만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는 비나케미칼 자기자본 대비 33.41%(지난해 말 기준)에 해당하는 규모의 금액이다. 기간은 오는 11월7일까지다.
효성화학은 재무구조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짜 사업부로 불리는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특수가스사업부는 효성화학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제품인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한다. 지난해 기준 NF3 제품의 영업이익률은 약 12%에 달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NF3의 부분 매각을 가정해도 2조4000억원의 순차입금 해소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며 "펀더멘털 약세와 차입금 해소라는 두 이슈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막대한 상속세 문제도 여전하다. 국내법상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인데, 대기업의 경우 최대주주 보유주식 상속시 평가액의 20%를 할증과세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했을 때도 19조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상속세만 11조원 대에 달했었다.
신설 지주사 설립 후 조 명예회장의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도 관심사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 지분 10.14%를 비롯해 △효성중공업(10.55%) △효성첨단소재(10.32%) △효성티앤씨(9.09%) △효성화학(6.16%) 등을 남겼다.
이외에도 효성그룹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측이 다수의 법무법인과 접촉하면서 유산에 대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제의 난'이 또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류분은 고인의 뜻과 상관없이 유족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