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현대차가 유럽서 텔레메틱스 서비스 ‘블루링크’를 활용한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용자가 월 사용료를 지불하면 소프트웨어 제어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이용토록 하는 서비스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이 앞서 내놓은 것과 유사하다. 다만 현대차는 차에 탑재된 기능을 제한한 뒤 유로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판매된 차에 새 기능을 더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마커스 웰즈(Marcus Welz) 현대 커넥티드 모빌리티 이사는 최근 영국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에 더 많은 개인화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 구독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 커넥티드 모빌리티는 지난달 유럽서 출범한 새 사업부로, 지난 2019년 현대차그룹이 출범한 카셰어링 브랜드 ‘모션(MOCEAN)’과 현대차 커넥티드 카 서비스 ‘블루링크’를 통합·운영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지 언론들은 앞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하드웨어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전환한 사례를 언급하며, 자칫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BMW는 2022년 앞좌석 열선 시트, 하이빔 어시스트, 스티어링 휠 열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BMW 드라이브 레코더 등을 이용 기간(1개월, 1년, 3년, 무제한)에 따라 사용료를 받고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출시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차에 장착된 기능을 원화 기준으로 월 2만4000원가량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자 이듬해 ‘소프트웨어 기반의 기능만 구독 서비스로 제공한다”며 철회했다.
같은 해 벤츠도 후륜조향 기능이나 전기차 가속 성능 개선 옵션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겠다고 선언, 논란을 빚었다. 테슬라는 올해 자율주행 기능 ‘FSD’ 유료 구독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다수의 ‘베타 테스터’를 모집해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마커스 웰즈 이사는 “우리가 시도하는 것은 이전 사례들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 신차가 아니라 기존에 판매된 구형 차량에 (구독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기존 하드웨어들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더 향상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웰즈 이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주차용 카메라나 센서, 배터리, 모터 등으로도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구독 서비스 도입에 앞서 블루링크를 개편, 구독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다. 유럽에서 △10년간 무료지만 기능이 제한되는 ‘라이트’ △월 2.99유로(약 4400원)에 각종 원격제어 기능을 포함하는 ‘플러스’ △차내 결제 등 고급 서비스를 더한 월 9.99유로(약 1만4800원)의 ‘프로’로 가격정책을 재조정했다.
국내에선 현대차 신차 구매 후 5년 간 무료로 제공한 뒤, 월 정액(1년 약정 기준 월 5500원)을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