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첫 공식 행보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캄보디아 총리 방한을 계기로 공식 행보를 재개한다. '디올백'(명품백) 수수 논란이 불거진 뒤 5개월 동안 이어왔던 잠행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한-캄보디아 공식 오찬에 김 여사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애초 대통령실에서는 김 여사의 참석 여부를 알리지 않았으나, 추가 공지를 통해 참석 사실을 알렸다.
김 여사가 공식 행보를 재개한 것은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수행한 뒤 153일 만이다. 그는 명품백 수수 논란 등으로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비공개 행보는 간간히 이어갔다. 지난 2월에는 고(故) 유재국 경위의 순직 4주기를 맞아 유가족에게 추모 편지와 과일 바구니를 선물했고, 같은 달에는 관저에서 열린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오찬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제 강점기 때 국외로 유출됐던 석가모니 진신사리 등을 100년 만에 반환되게 한 데도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에도 김 여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 여사는 지난달 총선 때도 윤 대통령과 별도로 사전 투표에 나섰다. 지난달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부부가 방한했을 때는 배우자 일정을 소화하긴 했지만, 양국 합의에 따라 김 여사가 담긴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논란에 사과한 만큼, 공식 행보를 재개할 시점을 두고 고민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김 여사가 영부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을 공식 행보 재개 시점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은 이달 말 한중일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줄줄이 잡혀 있다. 다음 달에는 국내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하반기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해외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