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상품 출시는 물론 할인 혜택도
한화손보 성공에 연이어 여성 공략
전문적 연구로 혜택 쏠림 현상 막아야

사진=한화손해보험.
사진=한화손해보험.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여성들의 보험 가입률과 보유율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보험사들이 '여심(女心)' 공략에 나섰다. 여성 고객을 겨냥한 전용 상품 출시는 물론 여성은 월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보험도 등장했다. 일부 보험사가 '여성 특화 보험사'라는 브랜딩 전략을 통해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향후 보험업계의 여성보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여성 관련 서비스들의 범위가 넓어 소비자들이 체계적인 보상을 받기 어렵다며 시니어 여성, 2030여성 등으로 범위를 좁히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또 여성 건강과 질병에 대한 통계와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부터 여성 특화 보험상품을 내놓으며 '여성 특화 보험사'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여성 전용보험을 연구하고 브랜딩·마케팅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라이프플러스(LIFEPLUS) 펨테크 연구소'를 국내 금융업계 최초로 설립한 한화손해보험은 차별화를 앞세워 올해 1분기 12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분기 최대 이익을 냈다.

앞서 '펨테크(여성과 기술의 합성어)' 시장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보고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선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7월 여성 관련 질환을 보장해 주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을 시작으로 여성 관련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았다.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출시 8개월 만에 신계약 매출 기준으로 1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고객을 대상으로 임신·출산과 각종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를 만들어 고객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여성 특화 보장 서비스를 한층 강화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3.0'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약진에 다른 보험사들도 여성 관련 보험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NH농협생명도 여성 전용 '핑크케어NH건강보험'을 지난 8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유방암, 갑상선암 등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부터 치료까지 보장하는 상품이다. 질병 외에 임신 준비와 출산 등에도 대비할 수 있다. 난임치료특약에 가입하면 난임 치료를 위한 인공수정·체외수정 치료 자금을 보장한다.

흥국화재도 지난 3일 '흥Good 모두 담은 여성MZ보험'을 출시했다. 여성특화보험으로 기획된 해당 상품은 '모녀가입 할인'을 제공한다. 5세 이상 딸을 둔 50세 이하 엄마라면 누구나 월 보험료의 2%를 할인받을 수 있다. 딸과 같이 가입한다면 아이의 보험료는 3% 할인되며 딸이 두 명인 경우 각각 3%씩 할인받을 수 있다.

또 '여성특화'에 방점을 둔 상품인 만큼 유방암, 갑상선암 등 여성 관련 암에 대한 보장도 강화했고 보험료 환급 대상에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의 '여성특정암'이 새롭게 포함됐다.

롯데손해보험도 올해 초 35세부터 45세까지 여성들의 갱년기 질병을 보장하는 보험을 내놓기도 했다. 1월에 출시된 '퍼미(FOR ME) 언제나언니 보험'은 골다공증, 관절염 등 갱년기 관련 보장을 50세까지 제공한다.

DB손해보험은 간병이 필요한 환자 중 여성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간병인사용일당 상품에 가입한 여성 고객의 보험료를 대폭 인하했고 DB생명은 '레이디 더블케어 암보험'을 신상품으로 내놨다. NH농협생명도 이달 유방암·여성생식기암 진단비를 최대 5000만원 보장하는 '핑크케어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성의 사회진출은 물론 사회적 지위도 크게 올라가면서 여성 고객을 겨냥한 보험 상품 출시가 활발해지는 추세다"라며 "한화손해보험이 여성 특화 보험으로 실적을 내면서 앞으로도 여성의 생애주기에 맞춰 다양한 보장을 제공하는 보험 상품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NH농협생명.
사진=NH농협생명.

◇ 남성보다 여성, 보험시장 잠재력 높아

보험사들이 여성 관련 상품·서비스에 관심을 갖는데엔 여성이 사회적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펨테크' 시장이 성장하고 보험을 가입하고 유지하는 비율이 남성을 크게 앞서면서 여성 고객을 선점하려는 보험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4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보다 보험 및 연금, 금 등 실물자산 보유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관리 주체(성별)에 따른 가구 내 보유자산 항목을 살펴보면 보험·연금의 경우 여성이 80%로 남성(76%)을 앞섰다.

또 글로벌 조사기관인 '펨테크애널리틱스'는 오는 2030년까지 팸테크 시장 규모가 973억달러(12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1월 발간한 '해외 펨테크 기업 동향'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고 임신·출산뿐만 아니라 예방 목적의 건강관리에도 적극적이어서 특화 보험시장의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보험사들의 여성 관련 보험 상품들의 범위가 넓고 타깃층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혜택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여성 건강과 질병에 대한 통계와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여성 관련 보험 상품들은 시니어 여성, 2030여성 등으로 범위를 좁히는 게 더 효율적이다"라며 "연구를 거쳐 다양한 필요한 상품이 꾸준히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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