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 시행 예정
은행권, RFI 등록·야간 외환거래 진행
금통위원 "NDF→DF 거래로 흡수돼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 2024.4.16 ⓒ연합뉴스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 2024.4.16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오는 7월 시행되는 외환시장 연장 채비에 은행권이 분주한 모습이다. 은행들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에 따라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등록에 나서고 있다. 특히 외환시장 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되면서 야간 외환거래 서비스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외환시장 개선에 따라 외환거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금통위 의사록에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활성화로 선물환(DF) 시장이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9일 '7월 개장시간 연장 대비 외환시장 구조개선 시범운영 추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현재 오전 9시~오후 3시30분에서 런던 금융시장 마감시간과 동일하게 ‘오전 9시~다음날 새벽 2시’로 연장할 방침이다.

외환시장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국 소재 금융기관은 한국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해 거래할 수 있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한은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에 따르면 현재(5월24일 기준)까지 23개의 외국 금융기관이 RFI로 등록됐다. RFI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하기 위해 일정요건을 갖춰 외환당국에 등록한 외국 금융기관을 의미한다.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이 추진되면서 은행권도 해외지점을 통해 RFI 등록을 진행 중이다. 은행들이 해외지점 RFI 등록에 적극적인 데는 외환시장 거래를 통해 환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고, 외환거래 활성화를 통한 수수료 수익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은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 경제주체들에게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선물환, 통화선물, 통화옵션 등 다양한 파생금융상품 거래를 통해 경제주체들은 환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 

한은 외환시장운영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외국 금융기관을 통한 제3자 외환거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국민은행 싱가폴 지점과 도이치 런던 지점은 외국인투자자의 RFI를 통한 국내 투자 절차 점검을 위해 최초로 제3자 외환거래를 추진했다.

국민은행의 싱가포르 지점과 도이치 런던 지점은 '외국환거래법' 요건을 모두 충족해 정부에 RFI 등록을 완료, 실제 최종 고객과의 거래가 성사된 최초의 사례이다. 이를 통해 국민은행은 300억원 규모의 국민 싱가폴 지점의 한국 국채 투자자금의 환리스크 헤지를 위해 계약기간이 만료될 예정인 FX스왑 만기를 연장했다. 이어 하나은행도 런던지점과 KDB산업은행 런던 지점도 RFI에 등록됐다.

은행들은 외환시장 거래 연장을 대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서울 을지로 본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했다. 24시간, 365일 운영을 염두에 두고 최첨단 인프라를 세웠다. 신한은행은 야간 FX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은행들은 비대면 외환거래 플랫폼 등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재부와 한은은 지난 2월부터 진행한 시범운영을 통해 시나리오 없이 실시한 자율거래에서 같은 시간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 비해 경쟁력 있는 매수와 매도 호가가 형성되는 등 시장유동성 및 가격발견 기능이 양호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다만 NDF 거래 활성화로 선물환(DF) 시장이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은의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올해 7월 중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 시행으로 외환시장 개장시간이 익일 2시까지 연장되는데, 런던·뉴욕 시간대에 원/달러 딜리버리(delivery) 시장이 처음 형성되는 데다 대고객 실수요도 부족하여 서울 장중에 비해 NDF 거래의 영향이 더 커지면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이 성공적으로 정착된 해외 사례와 우리 여건은 다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외환시장 연장 초기에 NDF 거래가 DF 거래로 어느 정도 흡수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장참가자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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