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내년부터 글로벌 선사들의 암모니아추진선 발주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주요 3사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포시도니아 2024’에서 암모니아추진선 수주 활동을 진행 중이다.
선박 분야 세계 3대 박람회로 꼽히는 포시도니아는 기술력 소개보다는 수주 영업에 초점이 맞춰지는 자리다. 사전에 조율된 계약 사항을 구체화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규 수주 발표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탄소 감축에 나선 글로벌 선사들은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합성메탄, LNG 등 연료를 택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저장·운반이 쉽지만 악취를 유발하는 독성가스 배출이 단점이다. 메탄올과 수소는 냄새가 덜하지만 운반 및 저장이 까다롭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메탄올추진선, 지난해엔 LNG추진선의 수요가 많았다”라며 “암모니아추진선 엔진 개발이 문제없이 완료된다면 향후 앞서 나갈 잠재성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암모니아추진선 엔진이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선사들의 관심은 그 이후에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중형 암모니아추진선 수주에 성공한 HD한국조선해양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독일의 만에너지솔루션 등과 암모니아 추진 엔진을 개발 중이다. 만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기술 라이센스를 받아 국내에서 제작·판매하는 방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엔진과 함께 암모니아추진선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독성가스 배출 제어 솔루션’을 지난달 그리스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전세계 조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암모니아추진선 건조에 나선 만큼 기술력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다만 암모니아추진선에 관한 상세한 수요 데이터가 없고 이제서야 엔진을 개발 중이란 점에서 시장을 속단하기는 어렵다. 천강우 한국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국내 3사가 거의 대등한 입장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상황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암모니아추진선은 무탄소 연료로 가는 과정에서 수소추진선보다 기술적인 난이도가 낮아 먼저 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독성에 대한 문제가 해결돼야 하므로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연료 사용 규정의 제·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